청와대, 임시정부 수립일 ‘빨간날’ 공휴일 검토...여론 와글와글
임시정부 수립일 올해부터 4월 11일로 변경, 역사적인 사건 기념하는 첫 임시공휴일 지정 사례 나올까 / 류효훈 기자
청와대가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다.
20일,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4월 11일 임시공휴일 추진 보도와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21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한 부대변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에서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적 의미를 국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취지로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 지정 제안했다”며 “현재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임시정부 수립일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를 수립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 ‘대한민국’ 국호가 처음 사용됐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는 임시 헌장을 공포한 날이다. 지난해까지 4월 13일이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지정됐으나 추가로 발견된 사료 등을 근거로 올해부터 4월 11일로 변경됐다.
무엇보다 2019년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만큼 올해 처음으로 기념식이 열리며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임시공휴일을 검토하고 있는 것.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첫 임시공휴일 지정 사례가 된다. 임시공휴일은 대통령령 제24828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부가 지정하는 공휴일을 말한다.
임시정부 수립일 임시공휴일 지정 검토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연한 걸 이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 찬성한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에서부터 뿌리로 내려왔다. 역사적인 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만큼 뜻깊게 기리는 것도 의미가 클 것같다”고 말했다.
임시공휴일이라고 지정해도 그림의 떡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다. 그는 “은행이나 공무원들에게만 공휴일이다. 근로자는 근로자의 날, 주휴일,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약정휴일 빼고는 임시공휴일이 그림의 떡일 뿐. 차라리 법정공휴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고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도 의미가 없다고 얘기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어차피 빨간 날 되면 놀러 다니느라 바쁜데 역사적인 의미에서 임시공휴일을 지정해도 대부분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뜻은 좋지만, 공휴일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임시정부는 이제 역사적 사실로서 뒤안길로 남겨두는 게 좋다. 공휴일로 한다고 사람들이 임시정부를 억지로 새길 것도 아니다. 이미 역사적 사실로서 다 아는 것이니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두는 게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