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침묵 깨고 베트남 공식 일정 돌입...일정 축소 후 2일 오전 귀국할 듯

북측 리용호∙최선희, "북한은 제재 5건만 해재 요구했다" 트럼프 전면 해제 요구설 반박 / 신예진 기자

2020-03-01     취재기자 신예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간의 베트남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1일 국내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트남 주석궁을 방문하면서 ‘공식친선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회담 이후 첫 행보다. 핵 담판 결렬 후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베트남 잔여 일정 취소까지 추측했으나, 김 위원장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3시 20분(현지 시각)께 숙소인 멜리아 호텔의 나서 전용차에 탑승했다. 그는 사이드카의 호위를 받으며 하노이 바딘광장에 있는 주석궁에 도착했다. 그는 주석궁 앞에서 20분 가량 의장 사열 등 환영 행사를 받았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직접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환영행사를 마친 김 위원장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저녁에는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ICC를 두 차례나 사전 답사했다고 국내외 언론들이 보도했다. 만찬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 김영철·리수용·오수용·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리영식·김성남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다. 김 위원장은 다음 날인 2일 오전 바딘광장에 있는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헌화를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일정은 끝난다. 애초 김 위원장은 2일 오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하노이 회담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전용 열차를 타고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열차를 이용한다면, 베트남-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해 기차에 오르게 된다. 다만 중국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 평양으로 돌아갈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한편 북측은 회담이 결렬되자, 이날 새벽 북측 대표단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기자회견에는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참석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기자 회견을 가진 바 있다. 최 부상에 따르면, 북측은 영변 핵 단지 전체와 그 안에 있는 플루토늄과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미국 전문들의 입회는 당연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 민생, 경제발전과 관련된 유엔 제재 5건에 대해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를 거부했다는 설명이었다.  북한의 제재 5건 해제 요구는 트럼프가 기자회견 당시 북한이 재제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는 점을 반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유엔 제재 5건이 인적 물적 제재 등 북한에 대한 제재 핵심이기 때문에 트럼프 말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최 부상은 "모든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할 제안을 내놨지만 미국 측 대답과 호응이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 않아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았나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미국 측에 차려지겠는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