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말 최악의 미세먼지 급습...“숨 좀 쉬고 살자” 국민들 분통

이번 주도 고통 계속 예고 ...환경부, 4일 오전 일시 '비상저감조치' 시행 / 신예진 기자

2019-03-03     취재기자 신예진

포근한 주말이지만 마음 놓고 외출할 수가 없었다. 올봄 한국에는 최악의 미세먼지가 내려앉았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는 나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고, 오는 4일 역시 높은 미세먼지 농도가 기록될 것으로 예고됐다.

환경부는 오는 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전북 제외) 등 총 9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등이다.

해당 지역들은 3일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미세먼지 농도 일평균 50㎍/㎥ 초과 및 내일 50㎍/㎥ 초과가 예상되는 곳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각 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세종이 105㎍/㎥로 가장 높았고, 충남 99㎍/㎥, 경기 82㎍/㎥, 충북 79㎍/㎥, 대전 73㎍/㎥, 인천 71㎍/㎥, 서울 66㎍/㎥, 광주 54㎍/㎥, 전남 39㎍/㎥을 기록했다.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은 이로써 나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셈이다. 문제는 다음 주 초에도 마음 놓고 숨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는 6일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수치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됐고,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 서쪽 지역과 일부 내륙지역에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의 습격에 국민들은 “삶의 질이 하락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3일 서울의 낮 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가는 등 주말 동안 전국적으로 따뜻한 봄 날씨를 보였지만 외출 한 번 하기 두렵다는 것.

지난 주말 부산 여행을 했다는 최모(28, 서울시 마포구) 씨는 “부산에서 놀다가 서울에 올라오니 숨이 턱 막혔다. 내가 미세먼지를 느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싶다. 언제까지 봄마다 미세먼지로 전쟁을 치를 수 없지 않나”고 했다.

한 네티즌은 “비행기 타고 착륙할 때쯤 내려다보면 끔찍하다. 시커먼 먼지 층이 도시를 뒤덮고 있다. ‘저속에서 내가, 우리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언젠간 죽겠다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세먼지를 피하려는 일부 시민들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찾았다. 직장인 신모(27) 씨는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데이트하기는 싫었다. 뿌연 하늘을 보면 오히려 답답해서 짜증 났다. 미세먼지가 심한 주말이면 백화점을 주로 찾는 것 같다. 식사, 디저트, 영화 등 시간이 금방 간다”며 웃었다.

아이를 데리고 한 쇼핑몰을 찾은 김모(33) 씨는 “아이가 마스크 끼는 것을 답답해해 실내 놀이 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다. 파란 하늘이 없으니 아이를 한국에서 키워도 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놀이터에 내보낼 수 없으니 실내 트램폴린 파크에서 지칠 때까지 뛰어놀게 하고 집에 가서 재울 거다”라고 했다.

한편 4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발령 지역에서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다. 특히 서울 지역은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운행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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