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마스크'라고? 미세먼지 마스크 패션화에 비판 여론 '활활'
기능보다 스타일에 초점....마케팅 비용 따른 가격인상 우려도 / 신예진 기자
비판극심한 미세먼지가 3월 중반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미세먼지 마스크가 생활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덩달아 미세먼지 마스크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연예인을 앞세운 미세먼지 마스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근 보건용 마스크 전문 회사 필트는 KF94 인증 컬러 미세먼지 마스크 '에티카(ETIQA)'의 모델로 배우 신민아를 발탁했다. 그러면서 에티카 측은 신민아를 앞세운 브랜드 광고 영상을 온라인 등을 통해 배포했다.
에티카 측이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에 따르면, 하얀색 셔츠를 입은 신민아는 미세먼지로 가득한 하늘을 어두운 표정으로 본다. 그는 탁자에 놓인 남색, 와인색, 회색 등 다양한 색의 마스크 중 하나를 골라 든다. 본인이 입은 셔츠의 색과 비슷한 흰색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옷 스타일에 따라 각각 다른 색의 마스크를 착용한 신민아가 등장한다. 옅은 회색 자켓을 입을 땐 회색 마스크를, 어두운 쥐색 원피스를 입을 땐 남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즈를 취한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서 뜨거운 반응을 불렀다. 미세먼지 마스크 회사의 연예인 마케팅이 이례적인 데다, 탑배우인 신민아가 모델로 선정됐기 때문. 흑백으로 된 뻔하고 딱딱한 느낌의 마스크가 아닌, 컬러풀한 마스크 역시 대중들의 호기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상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마스크의 기능 대신 아름다움만 강조하는 광고라는 지적이다. 특히 영상 뒤로 흐르는 나레이션과 배경음악이 가장 문제로 꼽혔다. 영상 속 신민아가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동안 “미세먼지 많은 날, 에티카는 내 몸에 대한 에티켓, 그리고 내 스타일에 대한 에티켓이 된다”는 신민아의 나레이션이 깔린다. 배경음악은 KIND, 하동균, DOUBLE K가 함께 부른<Beautiful>이다.
한 네티즌은 “미세먼지 마스크면 효능에 중점을 둬야 한다. 굳이 저런 핫팬츠와 포즈가 필요했을까”라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또 다른 네티즌은 “누가 연예인 얼굴 보고 마스크 구매하나? 마스크 쓰고 싶지 않은데 미세먼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서 쓴다. 디자인 따지기 전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스크 모델로 연예인이 나서면서 소비자가의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왔다. 에티카 마스크의 가격은 개당 약 850원으로 비싸지 않은 편이다. 다만 에티카의 신민아 발탁을 신호탄으로 타 경쟁사들이 연예인을 앞다퉈 섭외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마케팅 비용의 상승은 마스크 가격이 높아지는 요인이 되고, 결국 마스크 가격의 상향 평준화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학생 김영인(25) 씨는 “요즘 자주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다 보니까 미세먼지 마스크값도 부담이 된다. 신민아가 무료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모델료가 책정돼 있을 텐데 언젠가 우리가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신민아 마스크로 논란의 중심에 선 에티카 측은 일부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있다. 에티카 관계자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라면서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에티카 측은 공식 유튜브에 신민아가 등장하는 광고 외에 마스크의 기능 설명, 착용 방법 등을 담은 영상을 게시한 상태다.
에티카 관계자는 “매체에 배포하는 광고의 길이는 한정적이라 현실적으로 마스크의 모든 기능과 특징을 담기가 어려웠다. 이제 막 마스크를 시장에 출시하고 홍보를 시작하다 보니,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우리 제품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세우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에티카 측은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에티카는 식약청의 인증도 받았고 고급 재료를 쓰지만 타사 기능성 마스크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따라서 마스크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