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만에 나온 택시-카풀 타협, 카풀만 억제하는 반쪽짜리 합의
카풀 가능시간 출퇴근마다 2시간씩밖에 안돼 / 류지수 기자
지난 7일 카카오와 택시 업계가 한 달 반 동안의 타협 끝에 합의안을 내놓았다. 택시ㆍ카풀 대타협 기구는 평일 출퇴근 시간에 카풀 서비스를 허용한다는데 합의했다.
8일 운송업계 및 금융 투자업계의 합의에는 평일 오전 7시에서 9시, 오후 6시에서 8시까지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출퇴근 2시간씩밖에 카풀이 운행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시간을 제외한 주말, 공휴일, 심야시간은 카풀 서비스를 운행할 수 없다.
카풀로 택시업계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보완해주기 위해 이번 합의에는 택시 서비스에 공유경제를 도입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인 ‘스마트 택시’를 카카오가 상반기에 출시하도록 했다.
한편, 택시 기사들을 위해선 근로시간에 맞는 택시 월급제가 시행된다. 그리고 국민 안전을 위해 초고령 운전자의 개인택시 감차 방안 추진, 승차거부 근절 및 친절한 서비스 정신 준수 노력 등에도 카풀과 택시업계가 합의했다.
합의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해 여당은 3월 안으로 임시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당정과 업계가 참여하는 실무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보다 '획기적인 카풀' 같은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는 ‘반쪽짜리’뿐인 합의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또, 카풀 서비스 제약은 구체적이지만 택시 서비스 개선방안은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합의안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카풀이 가장 필요한 심야시간을 빼놓고 운행을 한다”, “택시의 승차거부는 50년 전부터 내려져온 것인데 이런 합의로 없어질 것 같냐?”, “오늘도 회식 후에 택시 4대나 놓쳤다. 승차거부 진짜 싫다” 등등 택시 서비스 개선은 시간이 지나도 개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시민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평소에 택시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이용하는 시민 박모(50) 씨는 “택시도 서비스업인데 매우 불친절한 분이 많다. 가까운 거리라고 짜증 내고, 현금이 아닌 카드로 결제한다고 짜증 내고. (카풀이 택시운전자의)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행실을 돌아보았으면”이라며 택시 기사들의 친절함 부족을 지적했다.
이번 합의에서 택시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승차거부와 불친절은 택시업계에 최선을 다하라는 요구로 정리됐고, 시민들이 원하는 심야시간대 카풀은 빠져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카풀 이용 시간을 연장해 달라는 여론이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