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쿨미투' 성모여고·사직여고...경찰 수사 착수

피해자 조사 두고 골머리...교육청, 가해교사 수업배제, 특별감사 실시 / 신예진 기자

2020-03-21     취재기자 신예진
부산 성모여고와 사직여고에서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가 발발한 가운데, 경찰이 가해교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1일 관내 성모여고 성폭력 관련 교사와 교목 13명을 대상으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동래경찰서 역시 이날 성폭력 의혹을 받는 교사를 상대로 수사에 들어갔다. 앞서 성모여고 학생들은 지난 16일부터 SNS를 통해 교사와 교목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문제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학생의 허리를 쓰다듬는 등의 스킨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움직임을 읽은 성모여고는 부산시교육청에 신고했다. 교육청은 성모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성폭력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학생 687명 중 680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피해 학생은 100명(기명 43명, 무기명 57명), 성폭력 가해 교사는 13명으로 좁혀졌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한편, 사직여고 학생들은 최근 온·오프라인으로 일부 교사의 성폭력을 알렸다. 특히 2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대자보나 포스트잇을 붙이고, 교육청에 신고해 사건을 공론화시켰다. 대자보에 따르면, 한 문제교사는 교내에서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학생을 뒤에서 안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피해학생도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진경찰서가 담당할 피해 학생은 총 43명으로 설문조사 당시 기명으로 피해를 알린 학생들이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경찰은 학생 조사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개 학교의 가해 교사들을 수업에서 배제했다. 또 성폭력 문제가 발생한 2개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해당 학교들은 교사 여러 명이 한꺼번에 수업에서 빠져 시간강사 등을 투입했으며, 특히 가해 교사 중 일부는 3학년 담임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