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혼인율 7년 연속 하락... 부산 혼인율, 전국평균보다 낮아
혼인 적령층 경제사정 안좋고 '결혼 불필요' 가치관 영향도 / 송순민 기자
2019-03-21 취재기자 송순민
2018년 국내 혼인건수가 25만 7600건을 기록, 1972년 24만 4800명 이래 가장 낮았다. 혼인율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연속으로 하락했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의 혼인건수 감소율은 더 두드러졌고, 부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를 기록했다. 혼인건수가 이처럼 하락한 것은 혼인 적령층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굳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치관이 퍼진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일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자료를 보면, 조혼인율은 전국 평균 5건으로 전년대비 0.2건 감소했다. 평균 초혼 연령도 남자는 33.2세, 여자는 30.4세로 남녀 모두 전년대비 0.2세 상승했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한다.
부산은 혼인율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4.3건으로, 전북 3.9건, 전남 4.0건 다음으로 낮다. 전국 평균은 5.0건이다. 그나마 혼인율 순위가 높은 곳은 세종시 6.9건, 제주시 5.5건, 서울시 5.4건 등이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4세로 남녀 모두 전년대비 0.2세 상승했다. 10년 전보다 남자는 1.8세, 여자는 2.1세 많아졌다. 부산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3세, 여성 30.9세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전체 혼인건수도 25만 7600건으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2008년 32만 7700건이던 혼인건수는 계속 감소했고, 2009년에는 –18%, 2016년 –21.2% 감소했다. 통계청은 결혼 연령층의 인구 감소와 취업난 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의 혼인건수는 전국 평균보다 크게 떨어졌다. 부산은 혼인건수가 2017년 1만 5677건에서 2018년 1만 4781건으로 5.7% 감소했다. 울산은 2017년 6331건에서 2018년 5894건으로 6.9% 떨어졌다. 경남은 2017년 1만 5978건에서 2018년 1만 4996건으로 6.1% 감소했다.
혼인율 감소에는 젊은 층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이 2012년 62.6%에서 2018년 48.1%로 크게 떨어졌다. 직장인 이세희(27, 부산 남구) 씨는 “결혼보다는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며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앞둔 청년층의 소득이나 주거 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청년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혼율은 증가했다. 2018년 전국 이혼건수는 10만 8684건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부산은 2017년 6651건에서 2018년 6678건으로 0.4% 증가했다. 이혼건수의 증가는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사람들의 황혼이혼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