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데뷔 후 2080일 기록...BTS 팬클럽 홈피 ‘아미피디아’에 전 세계 아미(ARMY) 열광

퍼즐 풀고 글 올리면 포인트...3월 24일 마감, 2080명에 선물 '세례' / 이지은 기자

2019-03-21     취재기자 이지은
‘아미피디아(ARMYpedia)’가 방탄소년단 팬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아미피디아란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ARMY)’와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를 작성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작성하는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아미피디아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일인 2013년 6월 13일부터 아미피디아의 공개 직전일인 2019년 2월 21일까지, 총 2080일 동안 있었던 방탄소년단의 모든 역사를 담는 인터넷 사이트다.
아미피디아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이먼트가 기획해서 만들었다. 평소 팬들 사이에서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유명한 빅히트는 이번 아미피디아 캠페인으로 팬들에게 또 한 번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아미인 대학생 김지은(22, 경북 포항시) 씨는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기록하는 캠페인인데도 방탄피디아가 아닌 아미피디아인 것만 봐도 우리(아미)가 얼마나 사랑받는 팬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미피디아의 기획 의도는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걸어온 2080일을 돌아보며 잊고 있던 기억을 모아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하는 것이 특이하고 재밌다. 아미라면 누구나 방탄소년단에 대한 그날그날의 기억을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록할 수 있다. 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노는 듯하면서 각자의 기억을 사이트에 들어가 기록하는 일종의 놀이판 같다. 대학생 정모(22, 경남 진주시) 씨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른 아미들의 기억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전했다. 아미피디아에 글을 쓰려면,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일단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아미피디아 사이트에 회원가입하는 것이다. 만약 빅히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빅히트샵의 회원이라면, 아미피디아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동일한 이메일로 로그인할 수 있다.
로그인을 하면, 위의 사진과 같이 여러 개의 카드가 둥그렇게 연결된 화면이 나타나는데, 하나의 카드에는 하나의 날짜가 적혀있다. 카드 밑에 위치한 바(bar)를 좌우로 이동시키거나, 찾고자 하는 연도, 월, 일을 직접 선택하면 2013년 6월 13일부터 2019년 2월 21일까지의 2080개 날짜 카드 중 원하는 날짜 카드를 찾을 수 있다. 날짜 카드는 잠긴 카드와 풀린 카드로 구분된다. 자물쇠 모양이 있는 카드는 잠긴 카드로, 잠긴 카드에는 아무도 글을 작성할 수 없다. 아미피디아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2080개의 모든 카드가 잠겨있었다. 잠겨 있는 카드에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잠긴 카드를 풀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2013년 6월 13일 카드가 잠겨있다면, 누군가 그 카드를 풀어야만, 2013년 6월 13일 카드에 방탄소년단에 대한 무언가의 기억의 글을 입력할 수 있다. 이미 누군가에 의해 카드가 풀렸다면, 그후부터는 아무나 그 카드 안으로 들어가서 그 날짜에 관련된 기억, 즉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잠긴 카드를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날짜 퍼즐을 찾아야 한다. 각각의 날짜카드에는 각 1개씩의 퍼즐이 있다. 그래서 총 2080개의 퍼즐이 방판소년단과 관련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 흩어져 있다. 온라인에 흩어져 있는 퍼즐은 아미피디아 공식 트위터, 방탄소년단 공식 인스타그램 스토리,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 공지 등 다양한 곳에 있다. 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날 불쑥 등장하기 때문에 모든 퍼즐들이 하루아침에 다 풀리는 게 아니다.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는 퍼즐은 홍콩, 뉴욕, 도쿄, 파리, LA, 런던, 서울 광화문 등 광고 전광판에 뜨기도 하고, 지나가는 한국 야쿠르트 아줌마의 카트에 붙어 있기도 하다. 퍼즐이 언제 어디서 발견될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아미피디아 퍼즐 풀기의 묘미다. 고등학생 정모(19, 경기도 수원시) 씨는 수원 망포역 근처 한국 야쿠르트 카트에서 방탄소년단의 데뷔일로부터 232번째(2014년 1월 30일) 퍼즐을 찾았다. 그는 “퍼즐을 보자마자 달려갔는데 꼭 게임을 하는 것 같았고 매우 흥분됐다”고 말했다.
퍼즐을 발견했다고 잠긴 카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퍼즐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스캔하면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퀴즈가 나오는데, 최초로 이 퀴즈를 맞히는 사람에 의해 퍼즐이 완벽하게 풀린다. 2080개 퍼즐마다 퀴즈는 모두 다르다.
퍼즐의 퀴즈를 가장 먼저 맞힌 아미는 자신의 이름으로 아미피디아 홈페이지에 있는 <NOW ON PUZZLE>에 기록된다. 예를 들어 ‘ARMYFOREVER'라는 ID를 가진 사람이 100번째 퍼즐의 퀴즈를 가장 먼저 맞혔다면, 100번째 퍼즐은 ‘ARMYFOREVER님이 찾은 100번째 퍼즐’이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에 기록된다.
누군가 퍼즐을 풀면 해당 날짜 카드의 자물쇠가 없어지고 아미피디아에 가입한 모든 회원이 해당 날짜에 방탄소년단과 관련 있었던 일이나 당시 자신이 느꼈던 감정 등을 이미지, 글, 동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 글자 수는 최소 10자 이상, 최대 140자 이내로만 가능하다. 한 날짜에 한 회원이 하나의 글만 기록할 수 있고, 수정은 불가능하다. 3월 20일 기준으로 2080개 중 1800여 개의 날짜 카드가 열린 상태다. 각 날짜별로 적게는 200여 개, 많게는 5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있다. 방탄소년단의 데뷔일인 2013년 6월 13일과 같은 특별한 날짜 카드에는 5만 2800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열린 날짜 카드에는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과 함께 다른 가입자들이 작성한 게시물도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의 게시물 중 공감되는 게시물에는 보라색 하트 아이콘을 눌러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각 날짜별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게시물은 ‘그날의 대표 기억’으로 선정된다. 주부 김모(52, 경남 진주시) 씨는 “손이 느려 퍼즐을 풀 수 있는 퀴즈를 빨리 맞힐 자신은 없다”며 “그날의 대표 기억으로라도 선정되려고 열심히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게 아미피디아 게임의 전부가 아니다. 빅히트는 아미피디아에서 열심히 활동한 아미에게 기준에 따라 점수를 준다. 그날의 대표 기억에 선정되면 200점, ‘최초’로 퍼즐 QR코드 스캔 후 퀴즈를 맞히면 100점, 남이 맞춘 퍼즐도 후에 본인이 퍼즐 QR코드 스캔 후 퀴즈를 맞히면 50점, 기억을 업로드하면 50점, 자신의 게시물에 공감을 뜻하는 보라색 하트를 받으면 1점이 주어진다. 아미피디아가 시작된 2019년 2월 25일부터 아미피디아가 종료되는 2019년 3월 24일까지 집계된 최종 점수에 따라 1등부터 2080등까지 빅히트샵 포인트를 선물로 준다. 포인트는 빅히트샵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미피디아에 참여한 모든 아미에게 아미피디아 참여 인증 앰블럼이 제공된다.
지금도 팬들은 각자 찾은 퍼즐을 SNS로 공유하는 등 힘을 합쳐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빼곡히 채워나가고 있다. 간호사 이수은(24, 경남 창원시) 씨는 “퇴근 후면 아미피디아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 세계 아미들과 같이 자물쇠가 풀린 날짜 카드로 들어가서 기억 글을 작성하는 게 소소한 행복”이라고 전했다. 멤버 RM은 방탄소년단 트위터에 “아미피디아에 많은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들었다. 그 날 여러분이 무얼 먹었는지, 여러분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시시콜콜 많이 알려달라. 여러분의 하루가 궁금하다”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아미피디아는 이번 달 10일 방탄소년단 글로벌 공식 팬클럽 아미 5기 회원을 예매대상으로 서울 시청 광장에서 ‘RUN ARMY in ACTION’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방탄소년단의 출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만 명의 팬들이 모였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과 영상 메시지를 보며 함께한 2080일을 추억했다.
오는 23일,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ARMY UNITED in SEOUL’ 오프라인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 역시 방탄소년단의 출연은 없으며, 아미 5기 회원을 대상으로 열린다. 이 행사는 ‘BANGTANTV’에서 생중계된다. 이렇게 전 세계 방탄소년단 아미들은 아미피디아에 열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