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정부가 '단군전 동전' 기념주화 발행한 사연

/ 카자흐스탄 유학생 카밀라

2019-03-24     카자흐스탄 유학생 카밀라

2016년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단군전 동전’이란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동전 뒷면에는 단향속 나무 아래 앉아있는 전설의 단군과 곰, 호랑이 이미지, 그리고 한국어로 된 비문이 새겨져 있다. 근데 대체 왜 카자흐스탄에서 단군전 동전을 만들었을까?

1937년 8월에 스탈린의 결정에 따라 러시아에 살던 카레이스키(한국인, 고려인)는 강제로 중앙아시아와 카자흐스탄 영토로 추방됐다. 소비에트 연방의 정치 지도자들은 카레이스키들을 스파이로 비난하고 러시아지역에 거주하던 이들 17만여 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던 것이다.

이 기간부터 카자흐스탄에 있는 고려인 디아스포라(diaspora, 집단추방)의 역사가 시작됐다. 카레이스키들은 카자흐스탄 모든 지역에 배치됐으며, 그들에게 가해진 모욕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새로운 장소에 정착하고 열심히 살았다. 당시 대규모 기아와 스탈린주의자의 억압으로 같이 고통 받고 있던 카자흐스탄 주민들은 고려인 피난민들에게 이해와 친절함으로 대해주고 빵과 쉼터를 함께 나누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 정부는 고려인을 포함한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자국 언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 1938년에는 모든 한국 교육 기관이 폐쇄됐고 한국어로 된 책의 출판이 중단됐다.

그동안 고려인들은 러시아로부터 6500km 눈물의 길을 걸어와서 풀 한 포기 없는 땅에서 고생을 했다. 이런 애증의 아픈 역사를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고려인들에게 단군전 동전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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