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화장실에서 구멍이 휴지로 막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여러 곳곳에서 발견되는 탓에, 구멍을 막아놓은 것이다. 이런 생활 속 몰카, 성관계 몰카, ‘리벤지 포르노’ 역시 한창 이슈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승리의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시작해 줄줄이 까발려진 사실들 중에도 역시 몰래카메라가 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몰래카메라. 과연 이대로도 괜찮은 것인가?
흔히 유통되는 야동들은 기획하고 촬영된 에로 영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일반인 유출이다. 과연 이 영상들은 어떻게 촬영되어 어떻게 퍼진 것일까? 리벤지 포르노의 사전적 정의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이다. 전 애인과 사귈 때 찍혔던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퍼진 영상을 완전히 삭제하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생기고 있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피해 여성이 자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영상의 값어치는 더욱 올라간다. ‘이 영상 때문에 얘 인생 망함’, ‘이거 때문에 이 여자 죽었음’ 등의 제목으로 사이트에 또 다시 유포된다.
연예인, 유명인들의 사례는 더욱 심각하다. 야동 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구하라 영상, 양예원 영상 등이 올라갔던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를 즐기는 이들에게 이게 몰래카메라라고 아무리 알려줘도 개의치 않고 그 영상을 찾기에 더욱 혈안이 된다. 그것이 2차 가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피해 영상을 계속해서 찾고, 소비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 행위다.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조명된 승리의 단체 카톡, 그 지인들. 그 중 가장 이슈가 된 것은 단연 가수 정준영이다. 정준영은 이전에 몰래카메라로 고소당한 적이 있고, 무혐의로 풀려났다. 그런데 당시 기자회견 직전 지인에게 “죄송한 척하고 오겠다”고 말한 것이 밝혀지고, 승리의 단톡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것이 알려지며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몰래카메라는 일반인, 유명인 할 것 없이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혹자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몰카충일까’ 하는 걱정도 해야하는 거냐” 라고 말하기도 했다. 씁쓸한 현실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몰카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그 처벌과 대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유포된 사진과 영상을 지우는 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디지털 장의사‘, ’인터넷 장의사‘ 등 새로운 직업까지 생겨나고 있는 사회 모습이 참 암담하다.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해 강력히 죄를 물어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몰래카메라가 더 이상 유포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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