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 사이다 한 방(!)을 원하는 사람들이 봐야 할 웹툰 '삼우실'

[독자투고/문화올레길] 부산시 사상구 강여진

2020-03-26     부산시 사상구 강여진
매일같이 왕복 2시간씩 학교를 통학하는 나는 대중교통에서 주로 웹툰을 보며 무료함을 달랜다. ‘웹툰’이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웹툰’의 종류로는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 등으로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웹툰 중에서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장르인 ‘일상툰’이 있다. ‘일상툰’이란 일상을 담은 만화, 즉 특정 누군가의 일상을 소재로 그린 만화다. 나 또한 별거 아니지만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일상툰을 즐겨본다. 그중에서도 감명 깊게 보고 있는 일상툰인 <삼우실>을 소개해보려 한다. <삼우실>이라는 제목은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사무실로 발음된다. 바로 직장 생활,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만화다. 직장생활을 아직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고충들이 있다. 야근, 상사 비위 맞추기, 회식 자리에서의 술 강요 등 말이다. 이 웹툰의 주인공인 ‘조용히’ 씨는 이런 직장생활에서 겪을 만한 힘든 상황을 유쾌하고 재치 있게, 혹은 시원하게 사이다 한 방을 먹이며 해결해나가는 인물이다. <삼우실>에서는 ‘조용히’ 씨의 사무실 속 다양한 일상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연재된다.
직장생활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 경험이 꽤 많은 나는 불합리한 상황들을 자주 겪었다. 예를 들자면 나보다 겨우 두 달 먼저 입사했으면서 자기 일을 나에게 떠맡기던 직원, 월급을 계속해서 미뤄서 주고 자주 막말을 퍼붓는 사장님과도 일하게 됐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그냥 참고 말자’며 내 생각을 꾹꾹 눌러뒀다. 결국 그러다가 마음의 병을 얻는 건 나 자신인데 말이다. 하지만 주인공 ‘조용히’ 씨의 성격은 나와는 정반대다. 불합리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최대한 표현한다. <삼우실>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직장 상사가 조용히 씨에게 부동산에 들러 자신의 아파트 계약서를 찾아다 달라는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킨다. 이때 용히 씨는 택배를 받는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착불 결제로 배송시킨다. 상사는 어쩔 수 없이 배송비를 부담하는 것이다. 이렇듯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재치 있게 피하는 용히 씨를 보면 나도 모르게 속이 뻥 뚫리는 쾌감이 밀려온다. 소심한 성격인 나는 이 웹툰을 보며 대리 만족한다. 자신의 의사를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노력해야 함을 느꼈다. ‘나는 원래 소심하니까’라고 합리화하며 계속해서 참다가는 바보 같은 삶을 살 것 같다. 주인공인 용히 씨처럼 기분 나쁜 상황에서 애써 웃으려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직장생활에 지칠 때, 그리고 마음에 답답함이 쌓여 잠시라도 피식 웃고 싶을 때, 사무실에서 사이다 한 방! 날리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웹툰 <삼우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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