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산 산불 이틀만에 완전 진화...발화는 경작지에서?
산불로 산림 20㏊ 소실....경찰, 화재 목격자 진술 및 사진 확보 / 신예진 기자
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운봉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인 3일 완전히 진화됐다. 갑작스런 산불에 놀란 지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경찰은 화재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3일 오전 부산소방본부와 산림청은 운봉산 산불에 대해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불이 발생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이번 산불로 산림 20㏊가 불에 탔지만, 다행히 인명 및 민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지 주변 세림요양원 환자와 직원, 근처 아파트 주민, 사등마을 주민 등에 대피령을 내렸다. 운봉산 인근 동부산대학교도 화재 발생을 파악한 직후 즉각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하교시켰다. 대피한 주민들은 운봉중학교와 실로암 공원묘지 등에서 밤을 지샜다.
화재 원인은 현재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이다. 다만 실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 첫 화재 발생지는 반여동 한 요양원 바로 뒤편 경작지로 지목됐다. 해당 경각지는 A(65) 씨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당시 목격자는 경찰에 “집에서 불이 타는 소리가 들려 나와보니 A 씨가 자신의 경작지에서 난 불을 끄고 있었고, 결국 실패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A 씨는 탐문 경찰에 “거름을 지고 왔는데 불이 난 것을 봤다”면서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며 화재와 관련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목격자가 찍어둔 첫 화재 장면 사진을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 산림화재 수사는 관할 기초단체인 해운대구청이나 시청 특별사법경찰대가 진행한다. 피해 규모가 100ha 이상 대형 산불이나 방화의 경우 관할 경찰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인근의 CCTV 등도 확보해 분석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앞서 운봉산 산불은 지난 2일 오후 3시 18분 해운대구 반송동 세림요양원 뒤편 운봉산 2부 능선에서 시작됐다. 불이 나자 부산소방본부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이어 오후 5시 26분께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씨는 강풍을 타고 소방 저지선을 넘어가 피해가 확산됐다.
한편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계절이다. 부산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방은 지난 1일 오전부터 이날까지 사흘째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 관계자는 “현재 봄철 습도가 10% 이하로 나타나는 날이 많고, 봄철에는 강한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사소한 불씨로도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산림 인접 지역에서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담배꽁초 등을 함부로 버리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