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괴정시장, 정부의 특성화첫걸음 사업 지원으로 새 단장
원가표시제 준수하고, 소화안전함∙공공화장실 정비해서 대박행진 꿈꾼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대형마트와 경쟁해서 살아남도록 특성화된 전통시장 육성 사업인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을 2018년부터 실시했다. 이 사업 첫해에 전국에서 총 33개의 전통시장이 선정돼 특성화의 길을 걷고 있다.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의 추진목표는 매출액의 11%, 그리고 고객 수 12% 증가다.
부산 사하구 괴정시장도 작년에 특성화 대상 전통시장으로 선정됐다. 원래 괴정시장은 46년 전 소수의 상인들이 모여 장터를 연 게 오늘날 시장이 됐다. 정식 명칭은 괴정골목시장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괴정시장이라고 더 자주 부른다. 괴정시장은 괴정역에서 2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사하구 최대 크기인 골목시장이다.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에 선정된 이후 괴정시장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시장 안에 들어서면, 모든 가게의 모든 상품마다 자세한 상품 설명과 원산지 표시가 예쁜 카드 안에 적혀있다. 이것은 특성화시장첫걸음 사업 중 ‘믿고 사는 정가’ 제도와 ‘원산지 표시제’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 실시되고 있다. 괴정시장은 자체적인 교육을 통해서 정가, 원산지 표시의 필요성을 상인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상인들의 가게마다 정가와 원산지 표시를 보기좋게 하기 위해 실사출력기와 코팅기를 구입했다. 그래서 다른 시장보다 원산지 표시 카드가 훨씬 예쁘고 세련되게 디자인되어 있다. VMD(, 고객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상품을 배치하여 그 매력을 시각적으로 호소하기 위한 것)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상품을 볼 수 있도록 상품 전시 모양도 바꿨다. 평소 시장을 자주 가는 윤미경(47, 부산시 사하구) 씨는 “옛날에는 원산지와 상품 설명이 작고 보잘 것 없어서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는데, 요새는 크고 멋지게 돼 있어서 내가 원하는 상품을 고르는 데 훨씬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괴정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깨끗한 시장의 모습에 한 번 더 놀란다. 과거 괴정시장은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자신의 가게를 청소하는 것 외에는 청소하지 않았다. 전통시장은 지저분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이 시작되자 시장 구석구석까지 청소했다. 그리고 방역 작업을 통해서 시장의 청결함을 증진했다. 방역은 2018년에 총 4회 실시됐다. 평소에 시장을 자주 가는 이순자(68, 부산시 사하구) 씨는 “내가 자주 가는 괴정시장이 외양부터 확실히 깨끗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조금만 더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소화안전함’이 보인다. 이 소화안전함은 안전화 시장 환경조성 사업의 일부분이다. 불이 자주 나는 전통시장의 오명을 벗기 위해, 괴정시장은 괴정119안전센터와의 협약을 맺고 구청에서 지원을 받아 시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마다 소화안전함 1개씩을 설치했다. 소화안전함은 각 구역에 대한 지도, 벨, 소화기, 구급함, 마스크, 그리고 내열 장갑이 들어있다. 그래서 각 구역에 불이 나면 안전함을 열고 손쉽게 화재에 대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괴정시장은 자체적으로 자율소방대를 결성하고 훈련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저출력심장충격기(AED)가 설치돼 있어서 시장 내에서 위급한 심장정지 환자가 생겨도 대비할 수 있다.
괴정 골목시장 상인회 부회장 김현권(57, 부산시 사하구) 씨는 괴정시장 특성화 사업이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김 씨는 “이번 특성화 사업으로 정부의 지원도 받고 상인들의 결속력도 단단해져서 시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권 부회장은 “실제로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을 시작하고 난 뒤 손님들이 시장이 달라졌다고 하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있다. 상인들도 손님이 늘어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중앙에는 괴정시장 상인회관이 서있다. 상인회관은 올해 4월 3일 새롭게 준공했다. 상인회관은 공공화장실, 상인들을 위한 교육 장소, 그리고 고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 내에 화장실이 없던 괴정시장은 이번에 깨끗한 공공화장실을 갖게 돼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권 상인회 부회장은 “상인들은 인근 새마을 금고를 빌려서 모이곤 했는데, 이제는 자체 상인회관을 갖게 돼서 더욱 빠르고 쉽게 상인들을 교육할 수 있게 됐다. 공공화장실과 고객쉼터는 이제 괴정시장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괴정시장은 정부의 특성화첫걸음시장 사업에 선정돼서 2019년에 10억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괴정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통시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김현권 부회장은 “시장 내에 특산품을 개발하여 괴정시장의 브랜드를 높일 것이고 소비자들의 편리성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