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레이와’ 시대 열렸다...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나루히토 일왕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 세계 평화 희망" 문재인 대통령 "전쟁 아픔 기억하고 평화를 위한 행보 기대"
나루히토(59) 새 일본 국왕이 1일 126대 일본 국왕 자리에 앉았다. 일본은 이로써 지난 1989년부터 시작된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끝내고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도쿄 내 고쿄(皇居) 영빈관에서 겐지토 쇼케이노기(剣璽等承継の儀)'라 불리는 즉위 행사를 치렀다. 이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인 청동검,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을 새 왕이 넘겨받는 행사다. 나루히토는 전날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의 장남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첫 공식 인사를 통해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에게 다가가면서 헌법에 따른 일본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며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국민을 대표한 인사에서 “우리는 천황 폐하를 국가와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받들겠다”면서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이 넘치는 밝고 보람찬 일본의 미래,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모으는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나루히토 일왕에게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한일 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 연호인 ‘레이와’는 아베 총리가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레이와’의 의미를 ‘아름다운 조화’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레이’가 명령을 뜻하는 한자어고, ‘와’는 태평양 전쟁이 일어났던 ‘쇼와’ 시대의 ‘와’와 겹친다고 분석했다. 즉 강한 일본, 군사대국화를 꿈꾸는 아베 정권의 의지가 담긴 연호라는 것이다.
한편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로 일본은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고 사상 최장인 10일 연휴에 돌입했다. 동시에 앞으로 일본의 관공서를 포함한 공문서에는 레이와 원년이라는 연호가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