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또 "문재인 하야"...기독교계 "한기총은 교회 대표 아니다" 비판

전광훈 목사 "대통령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단식기도" 주장 한기총 내부 "사표 내라" "정교분리 위해" 비판 목소리 높아

2020-06-09     취재기자 신예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되풀이 주장했다. 폭탄 발언을 쏟아내는 전 목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독교계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8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국가적 탄압에 대한 성명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청와대 앞에서 1일 릴레이 단식기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은 자신의 잘못된 신념으로 전 국가와 국민에게 북한 공산주의 이념인 주체 사상을 강요하고 있다문재인의 주사파 주체사상의 강요는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사 앞에 다시 한 번 비극의 역사적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히틀러에, 본인을 독일의 신학자 본 회퍼에 비유했다. 본 회퍼는 히틀러의 폭거에 저항하며 히틀러 암살계획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본 회퍼의 심정으로 생명을 걸고 문재인을 책망하기로 작정했다하야를 주장하는 것과 공산주의를 따르는 주사파를 책망하는 것은 내 개인적, 정치적인 어떠한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 목사의 문 대통령을 겨냥한 억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과 관련한 막말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한기총 홈페이지에는 그의 명의로 된 막말 성명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하여 종북화, 공산화되어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전 목사의 거침없는 행보에 기독교계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기총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모임(한사모)’ 소속 총회 대의원 145명은 이날 낸 성명에서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고 재신임을 받든지, 한기총 대표회장직과 목사직을 사표 내고 정치가가 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목사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정교분리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원칙"이라며 "임원회의 의결없이 혼자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불법 시국선언문'"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역시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해 전 목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측은 한기총에는 일부 군소 교단들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 교회 연합 조직으로서의 대표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개인적인 정치 욕망이나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