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라이 항공편 운항 중단...에어부산·여행업계 ‘날벼락’

2020-06-18     취재기자 신예진

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 부정기 항공편의 운항 중단을 결정하면서 에어부산과 여행사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대표 휴양지 중 한 곳인 필리핀 보라카이는 환경문제로 폐쇄됐다가 지난해 10월 재개장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지난 17일 에어부산에 공문을 발송해 보라카이(칼리보 공항)행 부정기편 운항 중단을 통보했다. 에어부산은 앞서 필리핀 정부로부터 운항 중단에 관한 정보를 들어 사태를 예감했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공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라카이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 대상은 국내에선 에어부산이 유일하다. 에어부산은 지난 4월부터 주 2회 부정기편으로 부산~칼리보 노선을 운영해왔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보라카이 운항 이력이 없는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의 갑작스런 결정에 지난 17일 밤 10시 5분 부산 김해공항에서 칼리보 공항으로 가는 BX7435 항공편 운항은 취소됐다. 18일 새벽 보라카이 칼리보 공항을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에어부산 항공기도 뜨지 못했다. 김해공항으로 입국 예정이던 승객들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여행사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부산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성수기를 앞두고 준비 중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데서 문제가 발생하니 난감하다”면서 “일부 화를 내는 손님들이 있지만, 대체로 상황을 이해해주셔서 일이 원만하게 처리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결정을 번복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을 통해 보라카이를 방문하려던 승객은 약 10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여행사 측은 분주하게 대체 항공편, 날짜 변경 등을 예약 손님에게 권유하고 있다. 일부는 세부, 코타키나발루, 다낭 같은 다른 휴양지로 여행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4월~10월 6개월간 일시적으로 환경 정화 작업을 위해 보라카이를 폐쇄한 바 있다. 지난 10월 보라카이를 재개장하면서 필리핀 정부는 여행객 수를 1만9000명으로 제한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한 규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여행객 수 제한을 다시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