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우의 사진이야기]79년 하동 풍경
시간여행 8
2019-06-26 사진가 문진우
작가의 말-추억 속의 아이들
소박한 셔츠에 반바지, 맨 몸에 지게를 진 아이 등 네 명이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다. 다소 어색한 표정들이다.
나의 과거가 오버랩 된다. 더운 여름이면 계곡물에서 살았다. 어린 친구들은 벌거벗은 채로, 좀 더 큰 친구들은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빠진다. 수영장은 물론 수영복이 필요 없다.
한참을 물에서 놀다 추워지면 계곡 옆 바위 위로 올라간다. 여름 햇볕에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 위에서 하늘을 보고 드러눕는다.
매미소리만 꽉 찬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귀에 물이라도 들어가면 아이들은 볼과 귀를 바위에 대고 엎드린다. 따뜻한 기운이 볼에 전해져 온다.
귓속의 물은 금세 빠진다. 그러다가 가끔은 잠이 들기도 한다. 지겹도록 논다. 놀다 지겨워지면 뒷산에 올라가 아궁이에 넣을 마른가지 몇 개를 주워 집으로 가져간다.
사진 속의 아이들은 40대 후반의 중년이 되어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분명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