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쿄애니 스튜디오 방화, 33명 사망... 애도 물결
방화범 “표절했으니 벌 받아야” 말하며 방화... 일부 일본 네티즌, ‘재일 한국인’ 소행 혐한 감정 부추겨
18일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교토애니메이션(쿄애니) 제1스튜디오에 한 남성이 침입해 방화를 저질러 최소 33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일본 NHK에 따르면 18일 교토시 후시미구 모모야마에 위치한 교토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에서 화재가 발생해 3층 건물이 모두 불탔다. 화재는 40대 남성의 방화로 일어났고, 화재는 5시간 만에 진압됐지만 현재까지 33명이 숨지고, 36명이 부상했다. 부상자에는 의식불명인 사람도 상당수여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방화범은 41세 남성으로 건물에 진입해 “죽어라(死ね)”라고 외치며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쿄애니 제1스튜디오 1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빠르게 2층, 3층으로 번졌다. 스튜디오에 화재가 빠르게 번지게 된 주된 이유로는 노후 건물, 나선형 계단, 목재 구조 등으로 추정된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100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쿄애니에서 자신의 소설을 무단으로 도용한 것에 화가나 불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의자는 동종업계 종사자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이번 방화사건은 2차대전 이후 일어난 방화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후시미 경찰서에는 특수조사반이 설치될 예정이다.
교토애니메이션 사장 핫타 히데아키는 “평소에도 자주 작품에 대한 비판과 항의 메일을 받았고, 살인을 경고하는 내용도 있어 주의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렇게까지 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NHK는 “평소 쿄애니 스튜디오는 보안카드가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하지만, 이날 TV프로 촬영이 있어 회사입구 보안이 해제되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SNS에서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을 비롯한 업계 종사자, 유명인들이 화재를 추모하는 글을 ‘prayforkyoani'라는 태그와 함께 남기고 있다. 애플의 CEO인 팀 쿡도 “교토애니메이션은 전 세계 애니메이터의 집 같은 곳”이라며 “오늘의 파멸적인 공격은 일본을 넘어 세계의 비극”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교토애니메이션은 1981년 시작한 애니메이션 회사로 '클라나드’, ‘스즈미야하루히의 우울’, ‘러키☆스타’, ‘케이온!’ 등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회사다.
한편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이번 방화사건을 “재일 한국인이 저지른 일”이라는 등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혐한감정을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