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리브라', 왜 세계적 반대 직면하나?
리브라로 모든 서비스-상품 이용 시 기존 화폐 영향력 감소 우려
2019-07-19 취재기자 심헌용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정보 유출, 범죄 악용 등으로 문제를 지적받은 페이스북 암호하폐 ‘리브라’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주요 7개국이 포함된 G7 회의에서도 강력한 규제 요구를 받았다.
지난 17일 프랑스 샹틸에서 열린 G7 암호화페 규제 연구 태스크포스는 재무장관회의에서 “리브라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이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에 악용되지 않으려면 가장 높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2일 트위터에 “나는 비트코인이나 다른 가상화폐의 지지자가 아니다. 규제되지 않은 암호화폐는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를 촉진할 수 있다”고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리브라를 탐탁치 않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왜 각국 정부, 금융기관들이 ‘리브라’의 등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이유를 알기 위해서 리브라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리브라는 달러와 같은 주요국가들의 통화가치에 연동해 발행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고 발행량의 제한이 없다. 우리가 한때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발행량이 제한되고 실생활에 적용하기 어려운 일반 가상화폐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연간 활성 사용자는 약 23억 명이다. 만약 리브라가 전 세계 수십억 유저를 거느린 페이스북이 아니었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엄청난 수의 페이스북 유저들이 달러, 유로, 엔화와 같은 주요 통화 대신에 리브라로 모든 서비스와 상품을 주고 받게 되고 사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 통화 발행국 입장에선 상당한 손해에, 혼란을 겪게 된다.
이에 대해 명지대 경영대 문종진 교수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리브라로 일반서비스나 모든 상품을 주고받으면 달러를 이용하는 비중이 줄어든다. 그러다보면 달러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며 누리는 화폐 제조 차익을 누리지 못해 피해를 보게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리브라를 간편하게 관리하는 암호화폐 지갑 ‘캘리브라’를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을 통해 송금과 결제가 간편해진다. 전문가들은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메신저 앱 위챗으로 송금과 결제 기능을 결합해 중국 국민들이 현금 대신 위챗페이만 사용하게 만들어 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발돋움 한 것처럼 리브라도 이를 목표로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청문회, G7의 강력한 규제요구로 리브라의 발행이 가능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