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총리에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노딜' 브렉시트 가속화될까

존슨, EU와 재협상 불발 되더라도 브렉시트 강행 의지

2020-07-24     취재기자 심헌용
브렉시트 강경파로 알려진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영국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영국
영국 집권 보수당은 23일(현지시간) 당 대표 경선 투표 결과 존슨 전 장관이 9만2153표를 획득해 4만6656표를 얻은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을 제치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집권당 대표 자격으로 존슨 전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이어 영국 총리직을 자동 승계하게 됐다. 존슨 전 장관은 보수당 새 대표로 선출된 직후 승리연설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고, 나라를 단결시키는 한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내정자는 영국 내에서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그는 테레사 메이 전 총리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맡았으나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에 반발해 지난해 7월 사임했다. 존슨 내정자의 이러한 행보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냈고 그의 다우닝가 10번지 입성에 크게 기여했다. 존슨 내정자는 EU와 재협상을 통해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더라도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의 주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의 차기 총리 내정으로 영국의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EU와 관세, 통관에 대한 합의 없이 탈퇴할 경우 경제적으로 대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 예산책임처는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했을 경우 2020년 말까지 경제 규모가 2% 축소되면서 침체에 빠질 것이라 봤으며, 글로벌 금융 기업 UBS의 영국 금리 전략 부문 담당자 존 레이스는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파운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작년 11월 영국과 브렉시트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양측 미래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에 대해선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 뿐만 아니라 양측 모두에게 비극이다. 이것이 발생하면 우리 모두 고통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과 EU 모두 브렉시트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 다가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