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의 반, 최저 임금액을 받지 못한다

2014-01-16     정주용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제도가 개인 사업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인 알바몬에서 아르바이트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패스트 푸드점, PC방, 호프집, 음식점 등과 같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 판매 업종의 57.2%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액 미만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중 대부분이 개인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제는 지난 2001년 9월 기존의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전사업장으로 확대 실시되면서부터 적용범위는 넓어졌지만, 이로 인해 최저 임금제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을 더 부추기는 형세가 되었다.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권달호(부산시·학장동)씨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패스트 푸드점과 일반 자영업자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최저임금제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며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아 경쟁도 치열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최저 임금제를 지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의 단속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법 제6조 1항(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 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 되어있지만, 이러한 사례는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아르바이트생의 무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재 시간급 3100원, 8시간 기준 일급 2만 4800원의 최저임금은 2005년 9월부터 적용된 것으로 2004년에 비해 9.2%가 인상된 금액이지만,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전체의 과반수를 넘는다.


알바몬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7%가 최저 임금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모르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르바이트생의 41%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고, 이중 79%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답했다.


회사원 최정윤(부산시·25) 씨는 “최저 임금제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정확한 내용을 알지는 못했다. 졸업 후에 취업을 하고 나서 자신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일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내 권리를 스스로 버린 것 같아서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4일 “영세ㆍ저임금업종의 지난 4년간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2.4%)에 의거해 시간급 3175원, 일급 25400원, 월급 71만7550원(주 44시간)ㆍ66만3575원(주 40시간)으로 인상안을 확정하고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최근 6년간 평균 11.7%에 이르러, 중소ㆍ영세기업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 같은 인상안을 확정했다고 하지만, 앞으로 인상될 최저임금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결정되는 최저임금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