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일본서도 '과도한 검열' 우려

문체부, “표현의 자유 존중해야... 조속한 정상화 희망” 아사히-도쿄신문, "표현의 자유 침해" 정치인 강력 비판

2019-08-05     취재기자 조라희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사흘 만에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 침해''과도한 검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진곤 대변인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일본 아이치현에서 우리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문화·체육 분야의 교류는 여전히 중요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체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 표현의 부자유전 그 이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중단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존중돼야 하며,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조치에 대한 일본 국내의 우려와 크고 비판도 뜨겁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은 정치인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사히는 "(전시 중단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비열한 협박성 전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그 기회가 닫혀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이날 1면에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과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일본 펜클럽의 성명을 보도했다.
 
전문가들도 전시 중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다지마 야스히코(田島泰彦) 조치(上智)대 교수는 "정치가가 전시 내용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고 보조금에 대해 점검하는 등 이번 일은 넓은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의 침해와 검열적 행위"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획전에 참가한 조형 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中垣克久·75) 씨는 5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테러 위협 등을 이유로 기획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있는 것"이라며 경비를 강화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전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년 전에도 죽이겠다는 얘기를 들었고, 협박 전화가 미술관과 자택에 잇따라 걸려 왔다""(이번 전시 중단으로) 협박이나 폭력을 긍정하는 일이 돼 버렸다.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사 주최 측이 이렇게 쉽게 꺾인 사례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게 하는 것이 좋다""(일본에서) 그런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카가키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선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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