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SK 최태원 등 주요기업 총수 잇따라 비상회의 소집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전자계열사 사장단 소집 “두려워 말고 위기 극복하자” 최태원 SK 회장도 비상 회의 주재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기업 총수들이 적극적인 규제 대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하는가 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CEO들을 소집해 비상회의를 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했다. 이날 회의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공개된 사장단 회의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삼성의 반도체 및 전자계열사 사장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진해서 여름휴가도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긴급 소집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이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여파를 대비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5일 16개 주요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회의를 열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최 회장이 주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최 회장은 회의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기회로 바꿔가자”고 당부했다고 전해졌다. 최 회장이 일본의 규제로 인한 SK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 소재 재고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열린 대한상의 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은 “필요하다면 일본에 갈 생각이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