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우의 사진이야기]85년 울주군 남창 옹기마을

시간여행 15

2019-08-15     사진가 문진우
사진가

작가의 말

한낮에는 나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햇볕이 이래야 과일과 곡식이 잘 익는다.

뜨거운 햇볕이 필요한 건 옹기마을도 마찬가지. 외고산 옹기마을(옛 명칭은 남창 옹기마을)의 풍경이다. 사진상으로도 만만찮은 더위가 느껴진다.

방금 나온 옹기와 뚜껑을 말리고 있다. 옹기 만드는 과정이 고급 도자기 만드는 것만큼이야 정교한 건 아니지만, 옹기용 흙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최종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정성과 노동이 들어간다.

뚜껑은 틀에 넣어 찍어서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옹기 자체는 전통 방법대로 일일이 물레를 돌려야 한다. 그리고 유약도 발라야 하고 초벌 재벌 과정을 통해야 하나의 완성품이 된다.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가 햇볕에 잘 말리는 것이다. 잘 말려야 유약이 잘 먹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부부인 듯한 두 사람이 뙤약볕 아래에서 방금 나온 옹기들을 말리고 있다. 앞부분을 말린 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뒤집어 뒷부분을 말려야 한다. 말려야 하는 개수의 두 배 세 배 정도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할 것이다.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지만 어느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신성한 노동의 현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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