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낙태공화국

2013-01-16     하봉우

고낙태, 저출산의 ‘낙태공화국.’ 이것은 우리나라를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요즘 낙태, 즉 불법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인터넷 신문인 경향닷컴에 따르면, 2월 초(2010년)에 서울 마포구의 젊은 산부인과 의사 모임인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수술을 한 병원 3곳과 의사 8명을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산부인과 의사가 동료 의사를 고발한 것이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11개의 여성단체는 ‘낙태권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프로라이프 의사회를 비난했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등 20여개의 여성단체는 낙태 허용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냈다고 경향닷컴은 밝혔다.
 

의학 종합뉴스인 메다파다뉴스의 한 보도에 따르면, 낙태에 대한 찬반 논의가 전국적으로 불거지고 있으며 그것이 상당히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고 한다. 19세 남성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낙태의 찬반 여론조사를 한 결과, 낙태 찬성이 조사 대상자의 33.6%이고 낙태 반대가 조사 대상자의 53.1%로 집계돼 낙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남구 대연 3동에 거주하는 하문수(22) 씨는 요즘 낙태에 관한 내용들을 뉴스나 신문에서 많이 본다고 말했다. 하 씨는 “내 친구 중에도 여친이 임신을 해 낙태를 한 경우가 있다. 낙태를 한 후에도 친구와 친구 여친 둘 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애를 낳더라도, 이런 일이 없도록 낙태가 없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낙태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전국여성연대의 사무국장은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지금 벌이고 있는 행동을 멈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무국장은 “합법적인 병원에서 시술을 받지 못하고 뒷골목으로 여성들이 전전하게 되었을 때,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겠습니까?”라고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경남 진주시 금산면에 사는 김정화(23) 씨도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게 임신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럴 때 낙태수술이 없으면 큰일이다. 낙태는 여자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찬반 논쟁 이외에, 낙태 문제를 애매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부산에 사는 대학생인 정영준(20) 씨는 “요즘처럼 개방적인 분위기에 낙태를 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해요. 근데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어느 것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한편, 2009년 10월 28일에 방영된 KBS 2TV 프로그램 ‘추적 60분’에서는 낙태 문제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대립’하는 내용을 취재했다. 제작진은 낙태를 반대하는 의사 700여명이 불법낙태시술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모습과, 낙태를 찬성하는 한 의사가 “중절 수술이 하루에도 몇 천 번씩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 다 아기를 못 낳나요? 그렇진 않잖아”라고 말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프로그램은 이것을 “법과 현실의 괴리”라고 표현했다.
 

네이버 지식IN의 한 네티즌은 “누군가에게는 필요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는 낙태 문제를 정부가 얼른 대책을 마련해 해결했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