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 지역주의 조장 발언 파문

2019-09-02     취재기자 송정빈
나경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부산의 한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고 발언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막말”이라며 비판에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 진구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말이 있다”며 “부·울·경을 차별하며 더 힘들게 하는 정권에 대해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부·울·경 출신 인재를 등용하는지 봤더니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더불어민주당이었으며 그 중 20명이 광주·전남·전북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교체만이 답이다. 정권 교체를 위한 첫 걸음은 내년 총선 승리”라며 “문재인 정부를 막을 수 있는 힘, 이길 수 있는 힘은 국민들 바로 부·울·경 지역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을 보면 거의 광기에 가깝다”며 이어 “1960-1970년대의 지역주의 감정을 일으키는 언동을 이제 와서 하느냐”며 질타를 쏟아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색깔론과 함께 지역감정까지 정쟁으로 활용하려는 나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며 “헤아릴 수 없는 막말과 비위로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지역 갈등 조장까지 서슴지 않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사과와 함께 정치권을 떠나기 바란다. 우리 사회를 이념과 지역으로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은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일고 출신의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문재인 정권 내각에 이낙연 국무총리 외 광주일고 출신이 누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나 원내대표가 역사박물관에 봉인돼 있던 지역감정을 스스럼없이 소환해 민심을 선동하는 악랄하고 파렴치한 짓을 자행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역주의 조장 논란을 일으킨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나 원내대표가 한 말을 잘라서 보지 말고 문맥을 다 보고 말하라”며 “자유한국당은 통합을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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