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뉴스의 일요 터치]조국의 일제 볼펜과 정의당의 데스노트
2019-09-08 CIVIC뉴스
한국과 일본 간에 ‘경제전쟁’이 한창이다. 하늘길과 바닷길까지 많이 막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뉴스메이커들이 일본산(産)을 애용하는 듯해 주목된다.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 때 일제 볼펜을 사용해 논란을 불렀다. 조 후보자가 손에 들었던 볼펜은 일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일본 기업 미쯔비시연필(MITSUBISHIPEN)의 ‘제트스트림’이었다. 가격은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다만, 본인이 ‘죽창가’ 운운하며 ‘대일 전쟁’에 앞장섰던 터라 좀 더 신중했더라면 좋았다는 말들이 있었다. 조 후보자는 4년 전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자세를 주문한 적이 있다. 육참골단은 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이다. 친노와 호남 기득권 세력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당이 성공한다는 얘기였다. 이 사자성어가 최근 다시 회자됐다. 일본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자성어는 한국이나 중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일본 전국시대의 전설적인 무사로서 ‘이도류(두 개의 칼을 쓰는 검법)’를 창안한 미야모토 무사시의 말로 알려져 있다. 혹자는 다른 검객 야마모토 조초의 어록 ‘하가쿠레'에 나오는, '피부를 끊어내고 뼈를 가른다’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어쨌든 왜색 용어인 것이다. 비슷한 뜻의 중국식 사자성어로는 <삼십육계>에 나오는 이대도강(李代桃僵)이 있다. 복숭아를 위해 자두를 버린다는 뜻이다.■정의당
청문회 때만 되면 정의당에게 ‘데스노트(DEATHNOTE)’라는 말이 따라다니고 있다. 정의당이 반대한 후보는 낙마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데스노트는 오오바 츠구마가 쓰고 오바타 타케시가 그린 장편만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일본말로는 데스노토. 내용은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키라)가 우연히 노트를 하나 주우면서 시작된다. 이 노트는 죽음의 신 즉, 사신(死神6)이 떨어뜨린 것으로, 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그 사람이 죽게 돼 있다. 죽음의 공책, 데스노트인 것이다. 라이토는 '정의'를 내세우며 나쁜 자들의 이름을 적어서 죽여 버리는데, 이 또한 살인행위인데다 자의적인 것이라서 크게 사회문제화 된다. 어쨌든, 지금의 국면을 감안한다면 정의당에서도, 언론에서도 데스노트란 말은 버리는 게 바람직하겠다. 나아가 이 공책이 저잣거리의 '거래장부'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