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0. 트럼프 대통령 기자 질문 독차지...문 대통령은 답변 한마디 못해
한·미 정상회담서 ‘트럼프식 원맨쇼’ 또 재연
문 대통령 답변까지 가로채는 외교적 결례 범해
2020-09-24 CIVIC뉴스
‘트럼프 원맨쇼’가 또 재연됐다.
25일 미국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손님인 문재인 대통령을 제쳐두고 주인 혼자서 기자들의 질문을 독차지하는 외교적 결례를 저질렀다.
이날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10분 가량 진행됐다.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약 4분 간 기자들과 문답이 이어졌다. 17차례 문답을 주고받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 혼자 답변을 독식했다. 문 대통령은 답변할 기회를 단 한 차례도 갖지 못했다.
문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조차 트럼프 대통령은 가로챘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지 문 대통령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문 대통령은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라고 말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궁금하다.” 분명 문 대통령에게 한 기자의 질문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잽싸게 나섰다. 문 대통령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김정은과 그런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핵 실험과 다른 것들에 대해선 논의를 했다. 솔직히 김정은은 자신의 약속을 지켜왔다.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감사하다.” 그리곤 기자회견을 끝내버렸다. 문 대통령이 단 한차례도 입을 뻥긋하지 못했다.
나머지 질문은 총기 규제, 중동사태 등 한·미 정상회담과는 관계없는 질문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양새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는 지난 4월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연출됐다. 당시 29분간의 모두발언에서 14개의 질문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독차지했다. 문 대통령은 옆에서 듣고만 있었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식 원맨쇼’는 벌어졌다. 36분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은 30분에서 21분으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