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유튜브에 열광하는가?

콘텐츠 다양하고 시간 공간 제약 없어...아이들 진정시킬 목적으로 부모들도 묵인

2020-09-25     취재기자 임상영
초등학생 최민우(8, 부산시 사하구)군은 학교를 마치면 직장에 다니는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서 아빠가 운영하는 헬스장으로 간다. 최 군은 헬스장에서 핸드폰으로 게임과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중에서 유튜브를 가장 많이 본다. 최 군은 “유튜브를 몇 편만 보다보면 엄마가 오는 시간이 와서 좋아요.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최 군의 아버지 최민석(35, 부산시 사하구) 씨는 “숙제가 없으면 핸드폰만 계속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은 유튜브에 열광하는가? 최민우 군은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게 유튜브, 게임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어서 주로 유튜브를 챙겨봐요”라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초등학생의 핸드폰 사용 시간에 대해서 조사했다. 그 결과 정보 검색과 통화에 사용하는 시간은 10%도 안 되고 유튜브 시청은 전체시간의 약 50%를 차지한다.
아이들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윤미옥(38, 부산시 강서구) 씨는 딸아이에게 유튜브를 보여주다가 자신도 모르게 딸과 함께 보았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보는 유튜브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유튜브에 열광하는지 알겠어요. 저도 모르게 아이들과 같이 유튜브를 봤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 및 유아들을 대상으로 많은 컨텐츠를 생산한다. 대표적으로 장난감 리뷰를 하는 헤이지니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영상을 올리는 도티 등이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이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TV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이렇게 풍부한 콘텐츠 때문에 아이들이 유튜브에 질리지 않고 계속 보게 된다.
어린이
그리고 유튜브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TV와 달리 유튜브는 어디서든 볼 수 있고 시간편성표도 없어서 자기가 원하는 영상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고성훈(10, 부산시 사하구) 군은 “학교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집에 가는 길에 편리하게 유튜브를 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보통 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이 울 때 TV를 통해서 아이들을 진정시키지만, 밖일 경우 이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밖에서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서 유튜브를 보여준다. 한호수(39, 부산시 사하구) 씨는 “가족들끼리 밥을 먹으러 나오면 모든 음식점에 놀이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렇게 놀이시설이 없는 곳이면 아이들에게 유튜브를 꼭 보게 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유튜브를 접하게 되고 자주 보다 보니 유튜브에 열광하게 된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이예진(38, 부산시 사하구) 씨는 “아들이 떼쓰거나 시끄러울 때는 손에 핸드폰을 쥐여주고 유튜브만 틀면 조용해져요. 자기가 먼저 유튜브 보게 핸드폰을 달라고 말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를 통해서 아이들이 유튜브에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희망하는 직종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률개발원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아이들이 희망하는 직업 중 5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유튜브가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 과도한 시청은 성장기의 아이들의 눈을 상하게 한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철우(45, 부산시 사하구) 씨는 “전자매체의 과도한 사용은 근시를 오게 해요.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유튜브 시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