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善)과 선(線)으로 재해석한 영화 ‘기생충’

2019-09-26     부산시 수영구 박상현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의 거장 ‘봉준호’ 감독의 최신작으로, 코믹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영화는 반지하에 살고 있던 기택(송강호)과 그의 가족들이 상류층 박 사장(이선균)의 집에 기사, 가정부, 가정교사로 들어가며 진행된다. 나는 이 영화를 ‘선’에 집중하면서 봤다. 부자라서 가지고 있는 선(善)과 박 사장이 그토록 집착하는 선(線)이다.

영화

상류층의 선

극 중 박 사장이 기택에게 “역시 코너링이 훌륭하신데요”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기택의 환심을 산다거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순수한 의도로 기택을 인정하는 칭찬이다. 이러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박 사장은 선(善)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면이 넘어간 후 박 사장은 자신의 아내에게 “냄새가 선(線)을 넘지. 가끔 지하철 타다 보면 나는 냄새 있어”라는 대사를 한다. 게다가 기택이 박 사장에게 아내를 사랑하냐는 질문을 한다거나 말대꾸를 할 때, 박 사장은 인상을 쓰며 자신의 기분이 나빠졌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자신이 정한 범위인 선을 넘었을 때마저도 착하지는 않은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반지하의 선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기택의 가족에게서 선(善)한 행동을 찾기는 힘들다. 아내를 취직시키기 위해 죄 없는 가정부를 결핵 환자로 만들어버린다든지, 기택의 아들, 딸이 학력을 위조하여 가정교사로 취업을 하는 등의 행동은 사실상 악(惡)에 가깝다. 하지만 그런 가족일지언정 선(線)은 존재한다. 들으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기택의 가족이 테이블 밑에 숨어 있을 때, 박 사장이 기택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일하는 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택을 불러내어 인디언 행세를 시키거나, 지하에서 올라온 전 가정부의 남편을 보며 자신에게 했던 냄새 때문에 코를 막는 행위를 하는 등 박 사장 또한 기택이 정한 선(線)을 넘어 기택이 이성의 끈을 놓고 그를 해치는 상황을 초래한다.

지하벙커의 선

기택의 가족이 악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면, 지하벙커에 사는 전 가정부 부부는 악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집 주인의 허락도 없이 지하벙커에서 몰래 살고 있던 것과 더불어, 박 사장의 아들 다송의 파티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선(善)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주거침입과는 별개로 전 가정부의 남편이 다송의 파티에서 기택의 딸인 기정(박소담)을 살해하는 것은 기택의 가족 또한 전 가정부였던 자신의 아내를 기택의 가족이 살해했기 때문에, 즉 기택의 가족이 먼저 선(線)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의 결말은 박 사장, 기정, 전 가정부의 사망과 기정이 그토록 한심하게 보던 지하벙커의 생활을 기정 자신이 직접 겪게 되며 씁쓸한 마무리를 짓는다. 박 사장이 기택을 배려하며 냄새가 아닌 사람 그 자체만으로 그를 대했다면, 기택과 그의 가족은 지하벙커의 부부와 폭력이 아닌 대화로 소통했다면, 지하벙커 부부 또한 합법적인 방법을 찾아 살아갈 방향을 정했다면, 영화는 좋은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사회에 속한 우리도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 상대방이 만든 선(線)을 배려하며 지낸다면 우리 사회도 더 선(善) 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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