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웰 메이드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
<버드 박스>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다. 줄거리는 이렇다. 러시아에서 알 수 없는 ‘집단 자살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해서 주인공이 사는 지역까지 퍼지게 되면서 주인공 ‘맬러리’는 임신한 상황에서 자신의 쌍둥이 동생이 집단 자살 현상에 빠져 죽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맬러리는 슬퍼할 틈도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위급한 상황을 겨우 벗어나고 인근의 집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피신하게 된다. 피신 후에 알게 된 것은 밖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현상을 피할 수 있는 법은 눈을 가리는 것이었다. 눈을 가리면 괴물을 볼 수 없게 되고, 집 안에서는 그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신문지로 창문을 가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살아남기 위해서 협력하는 이야기가 담긴 영화다.
#영화 감상
<버드 박스>는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다. 넷플릭스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다 한 번씩 추천한 영화이었기에 나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버드 박스>를 다 감상하고 난 뒤, 왜 사람들이 <버드 박스>를 추천했는지 알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다. 스릴러처럼 적당한 긴장감도 있으면서도 극한의 상황에 남겨진 인간의 감정을 잘 묘사했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자연스럽게 잘 봤던 것 같다. 스릴러나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그냥 무난하게 볼만한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버드 박스>를 보는 걸 추천한다.
#아쉬웠던 점
<버드 박스>를 다 본 사람들은 정말 다 하나같이 잘 만든 영화라고 극찬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집단 자살 현상’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왜 ‘집단 자살 현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 영화가 끝날 때도 그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냥, ‘집단 자살 현상’이 생겼으니 사람들이 거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눈을 가리는 게 최선이고, 새들은 왜 인간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또,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왜 눈을 뜨고 다녀도 ‘집단 자살 현상’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괴물이 아름답고 세상이 아름다운지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는다. 영화 보는 내내 왜? 어째서? 이런 생각만 들었다. 만약에 ‘집단 자살 현상’과 괴물들의 존재에 대한 설명을 더 했다면 영화가 좀 더 몰입을 유도하고 흥미를 줬을 것이다.
#영화 제목의 이유
<버드 박스>는 영화의 제목인 이유를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 ‘Bird Box’를 받아들여 ‘새 상자’로 해석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좀 더 의미 있는 것임을 알게 됐다. <버드 박스>에서는 새가 사람들의 조력자였고 괴물들이 오면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려주기 위해서 운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괴물을 피하게 된다. 영화의 끝에서는 주인공 ‘맬러리’가 아이들 두 명과 함께 새를 상자에서 풀어주게 되는데, 새들은 그 장소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하지만 그 장소의 천장은 새장처럼 둥글고 철장으로 돼 있다. 이것을 보고 나는 깨달은 바가 있다. 영화에서는 결말이 행복하게 보이지만, 결국 인간들이 새장에 갇히면서 새에게 의존하게 되는 그런 결말이 아닐까? 그래서 <버드 박스>가 의미하는 바는 인간들이 새장에 갇힌 채 살면서 제한적인 삶을 사는 인간들을 의미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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