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북한의 4차 핵실험 때문에 한반도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한국 정부는 대책 수립에 바쁘게 움직였고, 유엔 안보리가 소집됐으며, 미국, 중국, 일본의 군사와 외교 담당자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시빅뉴스> 기자들은 부산과 서울 등지의 젊은이들과 거리에서, 또는 카톡을 통해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정작 국내의 젊은이들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거나, 아니면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듯히 시큰둥하게 대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북한은 늘 그러지 않았느냐'는 일종의 안보불감증이 번지고 있었다.
북한의 4차핵실험이 있었지만, 독서실에서 공부만하느라 하루 늦게 알았다는 대학생 윤정환(23, 부산 금정구 부곡2동) 씨는 “어차피 북한의 위협 패턴은 (심심하면 일어나는 듯) 항상 똑같아서 별다른 관심이 없다. 소식을 접했을 때, '북한이 또 저러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다솜(23, 부산 동래구) 씨는 “바빠서 이런 데에 관심없다. 매번 있는 북한도발인 것 같아서 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문화경(23) 씨는 “(북한과 거리가 먼) 부산에 살아서 그런지, 북한의 행동이 크게 와닿는 것도 없고, 느껴지는 것도 없고, 그저 그렇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세훈 씨는 “북한은 항상 그래왔기에 이제는 큰 위협감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주식 변화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더 걱정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북한 핵 위협이 국가적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직장인 윤보현(27, 부산시 서구 대신동) 씨는 “수소폭탄 기사가 뜬 후 방사능 업체의 주식이 확 올라 있었다.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다음부터는 이런 상황에 빨리 대처해야겠다”고 말했다.
입대를 앞두거나, 남자 친구를 군에 보낸 남녀 젊은이들도 북핵 문제를 국가적 관점이 아니라 개인적 문제로 보는 경향을 보였다. 군 입대를 앞둔 유종화(20,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내가 군대에 입대하면 제발 이런 사건은 안터졌음 좋겠다. 고생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또, 여대생 김은지(21) 씨는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군대에 있는 남자 친구가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모두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젊은이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비판했다. 대학생 이소정(23) 씨는 “국가안보와 세계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북한 김정은 이하 괴뢰당들은 조지 부시가 말했듯이 악의 축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상민(24) 씨는 “북한 핵실험은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근본을 위협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행동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대학생 이주영(22, 부산시 진구 개금동) 씨는 "한 국가의 욕망이 전 세계적인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며 “다양한 관련 국가들의 협의 하에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된다”고 말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김현 교수는 청년층들이 안보에 대해 무감각한 원인을 안보 교육 부족과 주기적인 북한의 군사도발로 봤다. 그는 젊은이들이 북한 핵무장이 우리의 안보에 어떠한 악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위협적인지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것이 안보무감각 현상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 7-8년간 북한의 군사도발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군사도발에 대한 민감성이 저하된 것도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핵에 대한 개인화 경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북한 핵무장이 한반도 및 동북아 미치는 악영향과 부작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