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집에서 게임하던 미국 흑인 여성, 경찰 총격에 사망

흑인 사회 "인종적 편견으로 발생한 문제"

2020-10-15     취재기자 김강산
철원
미국 텍사스의 한 가정집에서 조카와 게임을 하던 흑인 여성이 백인 경찰에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희생자인 아타티아나 제퍼슨은 12일 새벽 2시 25분쯤 자신의 집 침실에서 여덟살 난 조카와 비디오게임을 하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이 출동 당시 몸에 장착하고 있었던 바디캠 영상에 현장의 상황이 그대로 촬영돼 있었다. 이웃 주민으로부터 “새벽까지 옆 집 현관문이 열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밖에서 내부를 살핀 후, 제퍼슨의 침실 창문 뒤에서 “(무엇을 들고 있는지) 손을 들어! 손을 보여줘!”라고 2차례 외친 후 바로 사격했다. 이후 경찰은 제퍼슨의 집에서 총을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제퍼슨이 총을 휴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출동한 경찰관들은 제퍼슨에게 자신이 경찰이라는 사실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인종 차별’로 발생한 편견 때문에 숨진 여성을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분노하고 있다. 현지매체 VOX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이클 벨 목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우리는 의지할 곳이 없다. 우리가 경찰을 부르면 그들이 와서 우리를 죽일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적 편견을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며, 해당 사건 경찰관은 조사가 끝날때까지 공무상 휴직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피해자인 제퍼슨 측 변호사는 “경찰의 자체 조사를 반대한다”며 “다른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