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마다 셀프 인테리어 예능... ‘집방’ 대유행

'먹방,' '쿡방'은 이제 한물...."나만의 집안 분위기 찾는 개성시대 반영"

2016-01-15     취재기자 조민영

최근 방영 중인 tvN의 <내 방의 품격>, JTBC의 <헌집줄게 새집다오>, XTM의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의 공통점은? 이들은 셀프 인테리어를 주제로 한 새로운 TV 예능 프로그램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15년은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대세였다. 국민들은 지겹도록 음식을 먹고 만드는 프로그램을 보고 또 봐야했다.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스스로 집을 장식하는 셀프 인테리어 프로그램인 집 만드는 방송 ‘집방’이 대세를 이룰 둣하다.

JTBC의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테리어 버전이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연예인의 집 냉장고를 스튜디오에 가져와 냉장고 속 음식재료로 요리대결을 펼쳤다면,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연예인의 방, 부엌 등 하나의 공간을 그대로 스튜디오에 재현해서 셀프 인테리어 배틀을 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셀프 인테리어 팁도 제공한다. tvN의 <내 방의 품격>은 인테리어 토크쇼다. 셀프 인테리어에 유능한 사람들이 출연하여, 저렴한 비용과 초보자도 싶게 따라 할 수 있는 인테리어 방법을 소개하고, 인테리어 정보를 비롯해 시청자들이 셀프 인테리어에 쉽게 도전할 수 있게 이끌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는 전문 업체에 힘을 빌리지 않고 인테리어의 시공, 도배, 페인트칠, 인테리어 소품 제작 등 개인이 인테리어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나만의 집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전문업체를 통해 인테리어를 맡기면, 막대한 비용과 정형화된 인테리어 구조의 집을 꾸밀 수밖에 없지만, 셀프 인테리어는 개인마다 원하는 스타일의 집, 저렴한 비용으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집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달 전, 5년 넘게 살던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새로 바꾼 회사원 김모(47, 북산시 수영구 광안동) 씨는 베란다를 트는 것과 몇 가지 큰 공사를 제외하곤 조명설치, 가구배치, 벽지 도배, 부엌 타일 붙이기 등을 혼자서 했다. 김 씨는 “인테리어를 하려고 견적을 문의하니 총 8,000만 원의 돈이 든다고 해서 비용 부담이 엄청나 모든 걸 업체에 맡길 수가 없었다”며 “솜씨가 어설프긴 했지만, 블로그나 여러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어서 셀프 인테리어를 해보니 거의 반값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 내부 인테리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 정보와 실제 인테리어를 하면서 얻은 팁을 카페나 블로그에 올려 전달 해주는 사람도 많아졌다. 셀프 인테리어 블로거 중 저렴한 비용과 센스 있는 감각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인테리어 원 북>이라는 책도 저자한 블로거 ‘칼슘두유’는 최근 JTBC의 <내 방의 품격>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연일 셀프 인테리어계의 화제를 일으켰다. 그녀는 쿡방계의 백종원 씨를 연상케 한다. 그녀는 방송에서 자신만의 인테리어 방법을 알려주고, 여러 인테리어 재료상을 돌아다녀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봐야 더욱 저렴하게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팁을 알려줬다. 셀프 인테리어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카페와 블로그에서 많은 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이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이유는 집이 가지는 의미가 단순한 거주공간이 아닌 그 이상의 새로운 의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13일 <데일리 한국>는 홈 인테리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집이 취미와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되고, 집안 활동이 늘어나는 경향과 맞물려있다고 보도했다. 집안에서의 즐길 거리 다양화는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약 506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6.5%를 차지하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업자 김모(49) 씨는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기만의 개성 있는 집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경향이 증가한 것으로 꼽았다. 김 씨는 “요즘 인테리어를 문의하는 사람들을 보면, 혼자 살거나 신혼부부들이 많다”며 “(인테리어 전문가인)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도 꽤 있다”고 말했다.

주부 2년차인 임모(32,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 씨는 집 전체 내부를 공사하기엔 실패할까 봐 무서워 공간마다 포인트를 주어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임 씨는 조명을 교체하거나 가구배치를 새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집안 분위기를 달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이번에 곰팡이 핀 벽지를 새로 도배하고 집안에 무드등과 스탠드 조명을 달았는데,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 느낌의 집이 만들어 진 것 같다”며 “조명이나 벽지 같은 인테리어 도구와 소품을 요즘 소셜커머스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많이 팔고 있어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소셜커머스와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셀프 인테리어에 필요한 도구와 기타 장비들을 팔고 있다. 2016년 1월 2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지난해 주요 셀프 인테리어 제품이 전년 대비 2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문손잡이가 전년에 비해 매출이 82% 증가했고, 조명이 40%, 벽지가 각각 30%로 대폭 상승했고, 욕실과 주방 인테리어 용품도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혼자서 다 할 수 없는 것이 인테리어라며 충분히 정보를 얻고 기술을 습득한 후에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인테리어 업자 김모(49) 씨는 “무리하게 셀프 인테리어를 하려고 하지 말고, 혼자 하기 어려운 부분은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며 “하다 보면 능수능란해지고, 그 경지에 오르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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