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포니테일 금지법’의 억압 문화와 한국 헤어스타일의 자유 문화

2019-10-24     부산시 해운대구 김희선

지금 이 순간, 각자의 머리 스타일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 머리 스타일일까? 대부분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가족이나 주변의 권유로 원하지 않는 머리 스타일을 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법으로 금지된 머리 스타일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특정한 머리 스타일을 법으로 금지시킨 한 나라가 있다. 세계에서 독특한 문화를 가졌다고 손으로 꼽히는 이 나라는 이란이다. 이란에는 ‘남성 포니테일 금지법’이 있다. 서구식 머리 스타일을 막기 위해 머리를 길러서 높게 묶는 포니테일은 물론, 일찬은 여러 머리 스타일을 금지하고 있다. 이란 문화는 한국 사회와 완전 상반된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특정한 머리 스타일을 하면 안 된다고 법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그렇다고 머리 스타일이 완전 자유롭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법만 없었지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스타일은 있었다. 여자는 머리가 길거나, 턱까지 오는 단발머리를 주로 해왔고, 반대로 남자는 목과 귀가 보이게 짧은 숏 컷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게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누가 정했는지, 언제부터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렇게 우리는 당연하듯이 살아왔다. 그 후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자신이 하고 싶은 머리 스타일을 하면서 각자 개성에 맞추어 가고 있다.

나는 중학교 때 가슴 정도까지 오는 긴 머리를 꾸준히 해오다가 여름에 너무 더워서 턱 끝까지 오는 단발로 자른 적이 있었다. 그럴 때 주변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시원하고 어울려 보인다, 혹은 여자 이길 포기했냐, 실연당했냐는 등의 반응도 있었다. 중학생 때인지라 모진 말로 서로를 놀리고 웃고 넘어가곤 했다. 물론 그때의 나는 삼촌이 장발이 하고 싶다며 뒷머리를 기르고 있었을 때, 이상하고 안 어울린다며 자르라고 삼촌 머리를 보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런 말 하나하나가 암묵적으로 여자는 머리가 길어야 여자답고, 남자는 머리가 짧아야 남자다운 걸 강요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 나는 단발머리를 한 적이 없다. 그 말에 상처받아서도 아니고 여자답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긴 머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긴 머리가 걸리적거릴 땐 묶으면 되고, 겨울엔 귀를 덮어줘서 따뜻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은 머리 관리하기가 힘들다며 숏컷을 했는데 너무 편하다며 잘 다닌다. 주변 남자 애들 중에도 장발이 로망이었다며 머리 기르는 친구도 있는데 만족하며 잘 지낸다. 이렇게 머리 스타일이든 옷 스타일이든, 자기 자신이 원하고 편한 대로 하고 싶은 방향대로 변해 가는 우리 문화가 나는 참 좋다. 어쩌면 BTS나 핑크퐁 아기상어의 저력도 이런 변화의 자유가 바탕이된 한국 문화에서 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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