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9월 물가상승률 OECD 국가 중 꼴찌... 경제 악순환 우려

2018년 11월 기점으로 한국 상승률 둔화속도 가팔라져 김원식 교수, 민간투자 감소-일자리 감소-소비 검소 악순환 걱정

2020-10-31     취재기자 배수진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30일 OECD가 집계한 국가별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9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OECD 회원국과 가입예정국 등 40개국 중 가장 낮았다. 2017년 9월만 해도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2.0%로 OECD 평균(2.4%)보다 낮았지만 유로존(1.6%)이나 일본(0.7%)을 웃돌았다. 지난해 9월에도 한국은 2.1%로 OECD(2.9%)보다 낮았으나 유로존과 같고, 일본(1.2%)보다는 높았다. 2018년 11월을 기점으로 주요국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한국의 상승률 둔화속도는 더 가팔랐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0.4%까지 1.6%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OECD는 2.7%에서 2.3%로, 미국은 2.2%에서 1.9%로, 유로존은 1.9%에서 1.4%로, 일본은 0.8%에서 0.5%로 떨어지는 데 그쳤다. 올해 6월에는 한국의 물가가 0.7% 오르며 잠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8월에는 0.0%까지 낮아졌다. 8월 기준으로 한국보다 물가 상승률이 낮은 곳은 그리스(-0.2%)와 포르투갈(-0.1%)뿐이었다. 9월에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물가 상승률이 각각 -0.1%로 나타났지만 한국은 더 하락(-0.4%)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 둔화는 민간투자·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까지 하락한 것이 급격한 물가 상승률 둔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8일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식료품과 에너지가격 등 공급측 요인만 아니라 수요 위축도 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측 요인보다는 소비둔화가 마이너스(-) 물가에 영향을 더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투자가 감소하면 투자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줄고, 결국 소비까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