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인기 몰이 중인 ‘천국의 계단’ 카페, 드디어 광안리 상륙
인생 사진 건지려는 관광객 몰려 성황 높고 좁아 아찔한 광경 연출...올라가는 손님들도 스릴 만끽
최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진이 있다. 푸른색 하늘 배경을 뒤로 하고 사람이 마치 하늘 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사진이다. 사진에 나오는 하늘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 조형물은 일부 카페에 설치돼있는 구조물이고, ‘천국의 계단’ 또는 ‘황천길 계단’으로 불린다.
무조건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천국의 계단은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색카페로 알려진 ‘별침대 카페’의 옥상 루프탑에 설치돼있다. 이 건물의 1층과 2층은 카페이며, 3층부터는 호텔1이라고 불리는 호텔이다. 부산에 놀러온 관광객 이초이(25. 대전시 서구) 씨는 “우연히 광안리해수욕장을 지나가다가 독특한 카페가 보여서 들어왔는데, 오션뷰가 보여서 좋다”고 말했다.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가면 카페이용방법을 설명해준다. 카페 이용료는 1만 1800원인데, 카페에 있는 모든 음식(과자, 빵, 음료, 커피, 시리얼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단, 이용료에는 라면과 맥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육동미(26, 충북 청주시) 씨는 “미리 인터넷에서 광안리에 있는 카페를 찾아보고 왔는데, 이용료가 너무 비싸서 망설여졌으나 직접 와보니 내가 좋아하는 과자도 많고 휴대폰 충전도 가능해서 가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황원영(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이용료가 비싸다. 과자도 싸구려고 눅눅한 것도 있었다. 아이스크림도 고기 집에서 주는 후식 아이스크림 같았다. 그나마 착즙쥬스가 제일 먹을 만했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먹을 음식을 트레이에 담았으면, 이제 자리를 선점해야한다. 제일 인기 있는 자리는 광안리 바닷가가 한 눈에 보이는 투명한 창문 바로 앞 누울 수 있는 자리다. 보통 카페라면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하지만 별침대 카페의 특이점은 자기 방처럼 눕고, 기대고,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자가 소파나 침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카페이용이 다 끝나면, 별침대 카페의 핫 플레이스인 천국의 계단이 있는 루프탑으로 갈 수 있다. 옥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승강기를 이용해야한다. 카페 직원에게 신분증을 맡기면 카드를 주는데, 이 카드를 찍어야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다. 루프탑은 음식물 절대 반입 금지다. 카페 관계자에 따르면, 루프탑에 음식물을 가지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루프탑에 있는 의자, 장식물 등이 전부 흰색으로 되어있어서 얼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천국의 계단 구조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의 옥상에서 내려서 한 층 더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야 있다. 그만큼 아주 높은 위치에 설치돼 있고 심지어 구조물은 많이 위험해 보였다. 옥상에는 의자 등이 놓여있고 거기서 한 층 높이의 구조물 위에 천국의 계단이 있다. 천국의 계단에서 위를 보면 빌딩 위 하늘이 보이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지상이 보이는 게 아니라 한 층 아래 옥상이 보인다.
언뜻 보면 아찔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계단을 올라간 사람들은 두려워했다. 김수빈(22, 서울시 구로구) 씨는 “올라가면 보이는 야경이 너무 예뻤지만, 해가 지고 어두울 때 천국의 계단을 찾아갔고,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너무 무서웠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계단을 기어서 올라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계단을 지지하는 철근은 오직 두 개뿐이다. 또 계단이 흔들리기도 했다. 이승희(26, 경기도 광주시) 씨는 “계단을 올라갈 때 너무 무서웠다. 다른 안전장치도 없고 발을 잘못 디뎌서 넘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주은(18, 경남 양산시) 양은 “계단을 올라가기 전 발밑에 쓰여 있는 ‘황천계단’이라는 문구를 보고나니 더 무섭고 걱정됐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용민(27, 부산시 수영구) 씨는 “천국의 계단에 올라가니 바다도 잘 보이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계단 구조물은 쇠에 흰색페인트가 칠해져있고 특별할 것 없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주의 문구를 무시하고 선을 넘어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정수완(2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안전선 표시가 너무 작게 돼 있고, 주의 문구도 너무 작게 표시돼있어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다. 주의 문구를 따로 크게 적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텔1 관계자에 따르면, 안전을 위해 매시간 직원들이 확인하고 있으나, 루프탑에 상근하는 근무인원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자의 말과 달리 매시간 확인하는 직원들은 없었다. 수영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건물 내 구조물은 공작물 축조신고 대상이 아니다. 천국의 계단은 따로 제재할 방법이 없고, 단속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천국의 계단 원조는 전라남도 곡성에 있는 카페 ‘씨엘로957’이며, 이곳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천국의 계단을 만들었다. 그 외에도 부산시 해운대구, 경남 사천과 거제, 충북 청주, 제주도에 있는 천국의 계단은 모두 카페 씨엘로957을 벤치마킹한 것. 카페 씨엘로957 차재원 대표는 “천국의 계단 구조물과 관련하여 법적 관련 모든 특허가 선출원되어 있는 상태다. 우리와 아무런 협의 없이 구조물을 만들어 냈을 시 법적 재제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