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쉰다" 구직 포기 인구 217만 명 역대 최다…고용 시장 한파 탓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 217만3000명…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고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그냥 쉬고 있다”는 인구가 217만 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비경제활동인구는 21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182만4000명) 대비 34만9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상태에 놓인 사람을 일컫는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전혀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가정주부를 비롯한 학생, 연로자, 심신장애자 등이 해당된다.
이들 중 학교나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등 취업·구직활동을 포기한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는 217만3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증가폭은 지난 2011년 1월(35만4000명)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85만2000명·39.2%) △50~59세(45만4000명·20.9%) △20~29세(35만명·16.1%) △30~39세(24만9000명·11.4%) △40~49세(24만1000명·11.1%) △15~19세(28만명·1.3%) 순으로 많았다.
특히,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41.3%) 대비 –2.1%포인트 줄어든 반면 50대는 지난해 8월(19.8%) 대비 1.1%포인트 증가했으며 30대는 전년 동월(10.5%) 대비 0.9%포인트, 20대는 지난해 8월(15.7%) 대비 0.4%포인트 늘어났다.
‘쉬었음’의 주된 이유로는 △몸이 좋지 않아서(41.7%)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16.9%)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6.3%)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7.9%)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6.6%) △기타(5.5%) △직장의 휴업·폐업으로 쉬고 있음(3.2%) △일의 완료, 고용 계약 만료(1.9%) 순이었다.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가 선택한 주된 이유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몸이 좋지 않아서(40.3%)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9.3%)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15.9%) 순이었으며, 여성은 △몸이 좋지 않아서(47.2%)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20.8%)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10.3%) 등을 꼽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 큰 폭으로 줄어든 실업자가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뉘면서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가 증대됐다”며 “‘쉬었음’을 꼽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역대 가장 많은 점은 사실이지만 3분기 들어 구직단념자는 감소로 전환했고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도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이 활발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