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엔 고3 수험생도 쉴수있게"...일요 학원휴무제 추진
2019-11-11 취재기자 하다정
고3 대입 수험생인 김민희(18)양은 하루 24시간 중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이 거의 없다. 아침 6시경 일어나 세수하고 등교한 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매일 밤 10시다. 씻고 숙제를 한 뒤 잠자리에 들면 보통 새벽 1시다. 이튿날도 똑 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주말도 없다. 학원에서 내내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김 양은 “하루하루가 재미가 없다. 너무 지친다. 기계처럼 일상이 돌아간다. 내가 어른이 되어 10대를 되돌아보면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한 추억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쉰다.
이같은 대입 수험생들의 숨가쁜 일상에 휴식을 주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수험생들의 수면권, 여가권, 휴식권 보장을 위한 ‘학원 일요일 휴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일단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일요일에 학원의 운영을 강제로 금지하는 조치의 필요성을 놓고 시민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참여단을 꾸려 10월 26일과, 11월 9일 두 차례 토론을 벌인 뒤 11월 말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 중 정책 당사자인 학생들이 제도 도입에 뜨거운 관심과 응원의 소리를 보내왔다. 고등학생 김지성(17, 서울 중구)씨는 “어른들은 우리가 일요일에 학원 안가면 농땡이 부리는 줄만 안다.
할 것은 다 해내고 쉬는 주말엔 마음 놓고 쉬겠다는데 주구장창 학원만 보내서 힘들었다.”며“이 제도가 도입되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제도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제가 제 딸 공부시키고 싶어서 다녀라는데 무슨 권리로 막는 거냐.” “사교육 건들지 말고 공교육에 신경 써라. 일요일에 학원을 못 간다면, 주중에 몰아서 학원에 다니게 되어 힘들 것이다.” “제도가 도입되어도 몰래 운영할 것이 분명하다. 제가 학원 다닐 때도 22시 이후로 학원 운영이 법적으로 금지였는데 창문에 박스를 쌓아두거나 막아서 24시까지 학원을 다녔다.”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제도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다. 2017년 법제처는 교육감이 조례로 학원 휴강일을 지정하는 것은 학원법상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대입 경쟁이 치열한 이 상황에서 학원 일요휴무제를 도입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쉼이 있는 교육'을 추구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철학적 방향과 현실에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다만 공론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에 대한 시민의 판단을 확인하고 향후 관련 연구도 진행해서 교육위를 포함한 교육계와 함께 논의해 어떻게 할지 고민 하겠다"고 답했다.
부산은 그저 학원이 밤10~11시까지 운영되게끔 제한 한 상태이다. 전국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먼저 총대를 메고 시작 한 ‘학원 일요일 휴무제‘. 서울에서 제도의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부산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