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노인 외로움 덜어주는 ‘철쭉마을 나눔밥상’ 개소
마을 주민들과 다함께 생활하게 시설 개방...‘행복 마을 만들기’ 사업 일환
2016-02-01 취재기자 최영민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는 지난달 29일 정오, 부산 북구 덕천3동 철쭉 마을의 어르신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궂은 날씨였지만 이날은 마을의 경사가 있는 날이라,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그들의 염원이던 ‘철쭉마을 나눔밥상’ 개소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철쭉마을 나눔밥상은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사회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행복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행복 마을 만들기 사업은 취약한 주거 환경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총 40개 마을이 행복마을로 선정되어 추진되고 있고 철쭉마을은 2011년에 행복마을에 합류했다.
연면적 118㎡의 지상 2층으로 건설된 나눔밥상 시설은 대문과 담장을 없애 열린 공간으로 조성됐고, 1층은 마을주민을 위한 나눔밥상 시설, 2층은 지역주민의 소통공간을 위한 다목적실, 그리고 옥상엔 태양광시설, 텃밭 등이 각각 설치됐다. 실내는 LED 조명, 단열자재 설치 등으로 시설관리비 절감을 위한 인테리어로 구성됐다.
철쭉마을 나눔밥상에선 매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저녁 8시까지 마을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철쭉마을 나눔밥상 시설은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마을 주민과 함께 재미있는 공동체 센터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여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철쭉마을 나눔밥상의 개방은 홀로 사는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큰 희소식이다. 이젠 홀로 외롭게 밥을 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밥을 먹은 후에는 2층 다목적실에서 마을 주민들과 편하게 담소도 나눌 수 있어 일석이조다. 철쭉마을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김덕배(69, 부산시 북구 덕천동) 씨는 “노인이 혼자 살면 밥 해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며 “이런 시설을 만들어 준 것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재작년 남편을 여의고 홀몸이 된 이순임(74, 부산시 북구 덕천동) 씨도 “나눔밥상 시설을 통해 외롭게 사는 마을 주민들이 끼니도 해결하고 정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철쭉마을 나눔밥상의 운영은 부산시와 북구청 등 행정기관에서 조성 지원하고, 실질적 운영은 ‘미(美)더덕협동조합’이 맡는다. 미더덕협동조합은 주민들의 건강한 삶과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역주민들이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엄마손 반찬가게’, ‘착한 요리교실’ 등을 운영하며 불우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개소식에 참여한 황재관 북구 청장은 “철쭉마을 나눔밥상은 마을의 문화가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 만든 시설이다”며 “많은 어려운 분들이 와서 같이 대화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하는 아름다운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