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성역할 인식을 요구한다

2020-11-12     경북 청송군 정은희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인간과 함께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야 한다.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사회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사회적 불평등도 따르게 된다. 요즘 화두로 오르고 있는 페미니스트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구성원 간의 불평등 예시 중 하나다.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은 각각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선천적인)일까, 아니면 학습에 의한 사회화의 결과(후천적인)일까? 많은 학자들은 이것을 사회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즉, 어릴 때 남자아이에게 인형을 주거나 머리에 예쁜 리본을 매달아 주지 않으며, 여자아이 역시 장난감 총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갈라진다는 것이다. 또, 자라면서 남자아이에겐 "넌 남자니까" 하는 식의 말을 통해 용기, 적극성 등을 가르치는 반면, 여자아이에겐 "넌 여자니까"라는 식으로 소극성, 섬세함 등을 요구한다. 이렇게 사회화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불평등한 남녀 관계로 짜 맞추어 유지하게 한다. 이러한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페미니스트라는 집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왔다. 기존의 남녀 차별적 교육 또는 사회화가 성역할에서 불평등한 인식을 낳았으며, 그래서 남녀 성 역할에 대한 사회화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자라오면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 구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자라온 환경이 나에게 그런 인식을 갖게 영향을 준 것 같다. 여자아이가 학교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책을 읽지 않고 운동장에 나가서 축구를 한다면, 요즘에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최근의 페미니즘은 올바른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선 우선 구성원의 성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성 의식을 탈피하고 새롭고 평등한 의식을 받아들이려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사회의 문제를 하나의 틀에 박힌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그 사회는 정체되고 만다. 다양한 관점이 생동거리는 사회, 그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남녀 불평등이란 사회 문제 역시 다양한 성 역할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수용해야 극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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