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주차장의 역설...여성 표적 범죄 가능성 높아

여성 보호해달라는 권유일 뿐 법적 근거 없어...남성들은 역차별 주장도

2016-02-18     츼재기자 이령희

여성 고객들이 주류를 이루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는 매장 입구와 가까운 곳에 여성 운전자를 위한 여성전용 주차공간을 따로 마련해 여성들의 주차 편의를 돕고 있다. 그러나 여성전용이라는 이름 때문에 남성 이용이 제한되다 보니, 이곳이 텅 비어도 남성들은 이용할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또 여성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주차공간이 오히려 여성만을 노리는 표적 범죄 공간이 될 위험이 증가하면서 여성전용 주차장이 필요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여성전용 주차장은 2009년 4월부터 서울시가 30면 이상인 주차장에 여성전용 주차장을 10% 이상 설치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효시였다. 당시, 서울시는 여성들의 주차 편의를 돕고 범죄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리가 편한 곳에 주차장을 마련해준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후 전국의 지방자치 단체들이 서울시를 벤치마킹하여 여성전용 주차장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대형마트, 백화점, 영화관,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매장 출입구 근처나 주차 위치가 가장 좋은 곳에 여성전용 주차공간이 있다.

주부 김지연(36,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씨는 대형마트 내에 여성전용 주차시설이 생긴 것이 누구보다 반가웠다. 마트 입구에 주차공간이 생기면서 어린 자녀를 데리고 마트에 들어가기까지 차가 다니는 주차장 내를 걸어 다닐 필요가 없어 안전함을 느끼게 됐다. 김 씨는 “매장 입구에 마련된 여성전용 주차장은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겐 정말 필요한 주차 공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여성 외에도 임산부나 운전이 서툰 여성 운전자에게 여성전용 주차장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차실력이 미숙한 현민지(26, 부산시 사하구 당리동) 씨는 주차를 똑바로 하려 해도 되지 않아 주차선이 조금 어긋난 상태로 주차해놓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현 씨는 잠시 후 비딱하게 주차된 그의 차 때문에 주차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고 주차장으로 달려가서 사과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도 여성전용 주차장에 주차하면서 넓은 주차 공간 때문에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그는 “주차를 잘하지 못해도 같은 여성끼리 이해해 주기에 눈치를 덜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전용이라는 이유로 남성 주차가 제한되다 보니, 여성전용 주차장에 대해 남성들의 불만이 크다. 최근엔 대부분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여성전용 주차장이 생겼지만, 휴게소를 찾는 여성 운전자는 남자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혼잡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차공간이 부족할 때 남성 운전자들은 텅 빈 여성전용 주차장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직장인 이인호(59,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씨는 출장 때문에 자주 휴게소를 들리곤 한다. 고속도로에 차가 막히는 날에는 휴게소도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차장을 수차례 돌아야 한다. 그런 바쁜 와중에 텅 빈 여성전용 주차장을 볼 때면 짜증이 난다. 특히 여성전용 주차장은 화장실 앞이나 휴게소 식당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알짜배기 주차공간이지만 그곳만 베어 있는 때가 많다. 이 씨는 “이용이 적은 여성 운전자를 위해 많은 여성전용 주차공간을 만들어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장애인 전용 주차장은 이해되지만 이건 여자들만의 특혜”라고 말했다.

장애인 전용 주차장은 오로지 장애인만 주차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 전용 주차장은 여성만이 주차하는 공간으로 지정되어있긴 하지만, 남성이 그곳에 주차한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하는 법적인 조치는 없다. 즉, 여성 전용 주차장은 남성 사용 자체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우선으로 배려하는 차원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러나 비어 있는 여성 전용 주차장을 남성이 이용할 때면 여성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직장인 이준우(32, 경남 김해시) 씨는 주차공간이 없을 때 비어있는 여성 전용 주차장에 주차하곤 한다. 그때마다 옆에 주차한 아주머니들은 그를 흘긋 쳐다보며 “남자가 왜 여기다 주차를 하느냐”며 수군거리며 눈치를 주기도 한다. 그는 “여성 전용 주차 공간이 법적인 근거도 없는데 굳이 분홍색까지 칠해놓고 여성 전용 주차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괜히 남녀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원래 여성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지상층이나 지하 1층 등에 마련된 주차장이지만 여성 전용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을 표적으로 삼은 강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시 대형마트에서 여성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는 여성 고객만을 납치하고 살해한 김일곤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 전용 주차장 설치 기준에 따르면, 사각이 없는 밝은 곳이어야 하고, CCTV 감시가 쉬우며, 통행이 빈번한 위치에 설치할 것을 안전기준에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권고’ 사항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아니므로 여성 전용 주차장의 허술한 관리는 여성 표적 범죄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주부 전미숙(39, 부산시 기장군) 씨는 “지하 여성 전용 주차장을 가보면 항상 어두컴컴하게 방치되어 있다”며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주차관리인 김기욱(45,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여성 전용 주차장에는 전부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상주하는 인원이 없어서 갑작스러운 범죄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주차 안내요원 등 안전 인력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명이 어둡고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부분들은 빨리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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