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 김우중 영면... 그의 메시지 “개척, 도전, 실험하라”

고 김우중 회장 영결식 12일 수원 아주대병원서 엄수 생전 육성영상 상영... 대우 사훈 ‘창조·도전·희생’ 강조 빈소엔 각계 주요인사·YGBM 참여청년 등 8000명 조문

2019-12-12     취재기자 배수진
12일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그 ‘세기의 위인’은 12일 이승과 작별했다.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대강당에서 그의 영결식이 있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소박한 장례' 뜻에 따라 조촐하게, 유족과 친인척, 전직 대우 임직원만 참석했다. 영결식에선 그의 생전 육성을 모은 '언(言)과 어(語)' 영상을 30여 분간 상영했다. 그의 생전 인터뷰 내용을 통해 대우그룹의 발전상과 업적을 소개하고, 그의 가치관인 '세계경영'을 재조명하는 내용이다. 그의 생전 인터뷰 중 "대우의 사훈인 '창조', '도전', '희생' 이 세 가지에는 우리의 진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세계로 나갔고,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 진출을 우리가 처음으로 해냈습니다"라는 육성이 흘러나올 때, 참석자들은 그 시절을 회상하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상 상영이 끝난 뒤, 조사와 추도사가 이어졌다. ㈜대우의 마지막 사장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조사에서, 장 회장은 "회장님은 35만의 대우가족과 전 국민이 기억하고 인생의 좌표로 삼기에 충분했다"며 "위기를 맞은 뒤에도 명예회복 대신 젊은 인재들을 키우는 데 여생을 바치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길을 찾고자 하셨다"고 추모했다. 김 전 회장을 가까이서 보필했던 손깅승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장님은 우리들의 우상이자 젊은이들에게 신화 같은 존재가 되기에 충분했다"며 "한국이라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찬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앞서, 그를 조문한 각계 주요인사 역시, ‘인간 김우중’을 회고하며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남겼다. 고인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함께 활동했던 손태승 명예회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전 세계 어디든 가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비즈니스를 결단할 때 최일선에서 (직접)결정권자와 만나 바로 결정하는 과단성과 담대함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한국 재계 1세대 기업인이자 큰 어른으로서 청년들에게 꿈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셨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최고의 기업인"이라며 "오늘의 대한민국 경제에 선구적 역할을 하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회장님이 걸으신 길은 도전과 개척의 역사"라며 "우리나라가 일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 그것은 회장님의 첫걸음 때문임을 우리는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공병호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는 그가 이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를 세 마디로 요약했다. "개척하라, 도전하라, 실험하라"라는 것이다. 10~11일 사이 빈소에는 각계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들부터 정·재계 주요 인사, 문화·체육인, 김 전 회장이 생전에 주력한 해외 청년사업가 육성 사업(GYBM)에 참여한 청년들까지 8천여명이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