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조작’ 안PD·김CP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
재판부 "2차 피해 막기위해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재판진행할 것"
2019-12-20 취재기자 곽희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득표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제작진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20일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업무방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프로듀스’ 제작진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 보조 PD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속된 기획사 임직원 5명도 함께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을 앞두고 증거나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안 PD와 김 CP 등 피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배임수재 금액 등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추후 변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소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피고인들은 잘못한 부분에 대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고 상응한 처벌을 받는 건 감수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순위가 바뀐 연습생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며 “댓글 등으로 오해를 많이 받는 상황이라 공개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판이 진행됐으면 좋겠다. 증인도 법정에 나오기 꺼려하는 입장일 것 같다”고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2차적인 피해가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충분히 염두에 두고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20분에 열린다.
앞서 기소된 제작진들은 아이오아이가 탄생한 ‘프로듀스101’부터 시작해 엑스원이 탄생한 ‘프로듀스 X101’까지 전 시즌 투표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정 기획사로부터 유흥업소 접대를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프로듀스 X101’ 1위~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특정 숫자인 7494.442의 배수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Mnet)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시청자들은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성명서를 내고 해당 방송 제작진을 고소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 1·2’에서 1차 탈락자 결정과정에서 제작진이 투표 결과를 임의로 바꿔 합격자와 탈락자가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시즌 2’는 최종 데뷔 멤버 선발 당시에도 투표 결과를 조작해 순위권 밖에 있던 연습생이 워너원(Wanna One)으로 데뷔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듀스 48·프로듀스 X101’은 최종 데뷔 멤버를 미리 정해 놓고 순위에 따라 연습생별 총 투표수 대비 득표 비율까지 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아이즈원(IZ*ONE)과 엑스원(X1)은 활동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