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파업 장기화에 부산권 협력업체 고사 위기
6월 전면파업 이래 64차례 부분파업... 생산량 평소 1/3수준 부·울·경 협력업체, 단축근무·휴업에도 누적피해 눈덩이 노사 입장 차이로 공식협상도 없어... 장기화 걱정
르노삼성자동차의 파업 장기화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6월 전면파업 이래 64차례의 부분파업에 따른 손실만 3000억원 이상이다. 향후 피해가 늘어날 우려에, 내년 신규물량을 배정받지 가능성도 커 생산량 10만대 이하의 내수공장으로 전락할 위기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협력업체 역시 매출감소와 경영위기를 넘어, 공장정리와 구조조정 같은 심각한 고사위기를 겪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 역시 두려울 정도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20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6월 전면파업에 이은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1월까지 15만 2천 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량 21만 6천 대에 못 미치는 물량이다.
3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공장 전체 근무자 2172명 가운데 1600명이 출근했다. 생산 근로자 중심의 노조원은 전체 1727명 가운데 531명을 제외한 1196명이 출근해 파업 참가율은 30.1%로 나타났다. 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23일 41%, 24일 37.4%, 26일 32.9%, 27일 32.5%로 지속 하락 추세지만 기존에 예정했던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구조조정 반대 △P/S 직군 통합(부산공장 P직군, 영업지부 S직군의 급여지금이 틀림 임금체계 개편) △노동강도 완화 △노동강도에 맞는 직무수당 요구 등 26개 항목을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은 경영 악화 우려를 들어 인건비 등 고정비용 인상 방안을 거부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협력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고 있다. 지난 6월까지 52차례 312간 파업으로 3500억 원 상당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협력업체 배려 없는 파업으로 생산계획도 세울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 다.
부산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협력업체 E사는 최사 창립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명예퇴직으로 9명을 내보냈다. E사는 가장 파업이 심각했던 4월에만 4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고, 하루 5천만 원 정도의 손실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T사는 관리직 30%가 이직하고, 품질경쟁력 저하 위기를 겪고 있다. J사는 최악의 사태가 오더라도 판로를 다각화할 수 없는 형편이고, L사는 르노삼성차에 100% 전업하던 부산공장을 정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와의 물량 계약도 내년 3월에 종료 예정이다. 이후 생산량은 연간 10만 대 안팎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30일 오후 1시, 르노삼성노동조합은 회사 정문 옥외에서 노동3권 보장과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사외집회를 가졌다. 르노삼성 노동조합 박종규 위원장은 “만약 우리가 싸우지 않고, 협박에 무너지고 불안하여 단결하지 않는다면 2019년 임금협상에 대해 노동조합의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파업을 중단해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파업 기간에 공식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