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대결·女女대전·전현직 리턴매치…이곳을 주목하라
[D-26] 2016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부산 지역 핫 포인트 순례
총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마다 후보 공천과 예비후보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뜨거워지는 선거 열기 속에서 부산의 대표적인 총선 격전지를 살펴본다.
● 선거구가 2개에서 3개로 늘어난 해운대・기장
지난 19대 총선에 해운대구는 기장군과 합쳐 해운대・기장 갑, 을 두 개 선거구로 총선을 치렀다. 반면 이번 20대 총선에서 해운대갑, 해운대을, 기장군, 세 개 선거구로 나뉘어 표심의 향방을 추측하기 어렵게 됐다.
해운대갑, 기장군에서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이 3파전을 벌인다.
해운대갑은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를 포함하고 있어 부산의 강남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중산층 지역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인 만큼 여당 새누리당에서는 쟁쟁한 경력의 예비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져 뜨거운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먼저, 현역 하태경 의원이 19대 총선에 이어 재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 ‘박심’을 등에 업었다고 자부하는 친박계의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도 표밭갈이에 나섰고, 3선 부산시 교육감과 교육부 차관을 지낸 설동근 전 동명대 총장도 ‘교육 국회의원’을 표방하며 출마했다. 설동근 예비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해운대를 명품 교육도시, 문화도시, 관광 특구도시로 만드는 데 힘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외부인사로 영입한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전략 공천했다. 유 전 사장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태어나 금정초, 동래중, 동래고,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유 전 사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험지라고 이야기하는 저의 고향 부산의 해운대에서 필사즉생의 각오로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해운대을은 이번 총선부터 반여・반송・재송동을 포함해 새로 획정된 선거구다. 해운대갑에 비해 낙후된 해운대을 선거구의 최대 정치적 화두는 동서 지역의 격차를 줄이는 것. 새누리당에선 현역 배덕광 의원, 김태호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이창진 예비 후보가 경선에서 맞붙는다. 당초 경선에 나가기로 했던 김미애 변호사는 지난 13일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준호 부산시당 지역위원장이 단수공천자다.
기장군에는 안경률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장관, 김한선 전 53사단장이 경선을 치른다. 친이계인 안경률, 김한선 예비 후보와 이른바 ‘진박’으로 통하는 윤상직 예비 후보의 대결이 펼쳐져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용우 부산시당 대변인, 정의당에서는 이창우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출마했다. 선거구 획정 결과 기장이 독립구가 되면서 이번 선거에선 고리 원전 폐쇄 문제, 해수담수화 공급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손수조 대 배재정, 여성의원 낙동강 벨트를 놓고 사상에서 격돌
낙동강 벨트(여권 표밭인 영남, 부울경에 야권이 밀고 들어오면서 야권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아 여야 접전이 펼쳐지는 낙동강 주변 지역) 중 지난 19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당선됐던 사상구에서는 새누리당 여성 우선 추천 케이스로 공천을 받은 손수조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과 더불어민주당의 배재정 의원이 맞붙는다. 이로써 부산에선 드물게 여야 주요 정당의 여성 후보 맞대결이 이루어지게 됐다. 손 후보는 19대 총선 당시 20대 여성으로서 단기필마로 야권의 거물인 문재인 전 대표와 맞붙어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던 인물. 배 후보는 부산일보 기자 출신으로 문 후보의 선거구를 물려받은 대표적인 '친문'으로 꼽힌다.
한편 지난 17일엔 18대 총선 사상구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장제원 전 의원이 손수조 후보를 공천한 당의 결정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해 3파전이 된다면 여권 표가 갈라져 야당인 배 후보에게 유리해 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장 전 의원은 당내에서 손수조 후보의 경쟁력이 자신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김무성 당 대표도 여러 차례 사상구의 중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며, 자신에 동정표가 쏟아질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초선의원들의 무덤’ 부산진을 전·현직의원들의 리턴매치
부산진을 선거구는 일명 ‘초선의원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이곳에서는 16년째 재선의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이 까다롭고 변화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그런 부산진을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부산진을은 부산의 새누리당 경선 가운데서도 경쟁이 치열했던 곳. 4명의 예비 후보 모두가 여론조사 경선에 포함됐고, 네 후보 모두 전・현직 의원, 고위 공직자 출신이었다. 경선 결과, 지난 16일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종혁 전 의원과 이헌승 현 의원의 결선 진출을 발표했다. 이종혁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친박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는 공천받지 못하고 이번 20대 총선에 다시 부산진을로 돌아왔다.
현직 이헌승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출마 선언에서 부산진을의 국회의원이 매번 바뀌어 왔다며 “발전의 서막이 열린 지금, 말을 갈아탈 수는 없다. 이제 힘 있는 재선・3선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재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밀렸던 이종혁 전 의원이 설욕을 다짐하고 있고, 이헌승 의원은 수성에 나서고 있어, 이곳이 부산에서 가장 여당 내 경쟁이 치열한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과연 누가 공천장을 거머쥐고 웃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부산진을 공천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옮겨간 이덕욱 변호사가 이곳에 출마했고, 김재하 민주노총 본부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 본부장은 “무너지는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고 총선 후에 강행될 정부의 노동법 개악을 막기 위한 싸움에 나서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