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모텔 침대 위… 가짜 양주 판매 업소 집행유예

남은 양주들 섞어 진품으로 속여 판매 피고인 “저가 양주는 진품이었다” 주장

2020-01-16     취재기자 박상현
젊은 여성들과 놀게 해준다며 남자들을 유인한 뒤 가짜 양주에 약물을 타 고가에 판매한 전직 유흥업소업주와 지배인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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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16일, 식품위생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유흥 업주 조(47)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 집행유예를 2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구형했다고 전했다. 같은 업소의 지배인이었던 고(34) 씨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조 씨는 서울시 관악구의 한 주점 업주였다. 그 당시 주점의 지배인은 고 씨였다. 두 사람은 손님 한 명당 2~3만 원을 주는 방식으로 여리꾼(지나가는 손님을 끌어들여 물건을 사게 하는 사람)을 고용하여 영업한 혐의를 받는다. 여리꾼들은 “14만 원이면 양주 1병에 젊은 여성과 놀 수 있다”며 손님들을 모았다. 이후 조 씨와 고 씨는 손님들이 먹고 남긴 양주들을 섞어 빈 양주병에 옮겨 만든 가짜 양주를 진품으로 속여 손님들에게 판매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은 9명에게 총 1천 538만 원을 편취했다. 피해자 중 일부는 구토하거나, 필름이 끊긴 뒤 다음 날 숙박업소에서 깨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개봉된 양주병을 다량 보관하고 있던 점 △양주병에 들어 있는 액체를 분석한 결과 진품과 다른 여러 종류의 양주가 나온 점 △피해자들이 양주를 마시고 구토 증세나 어지럼증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조 씨와 고 씨가 가짜 양주를 판매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많은 액수의 술값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상당수의 피해자와 합의를 본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 씨는 "저가 양주는 진품이었다"며 "가짜 양주는 고가 제품 중 일부만 판매했다"고 진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