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 500원 하던 시절은 지났다
여름철에 갈증을 풀기 위해 즐겨먹는 막대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700원 시대를 맞았다. 시중에 유통되는 아이스크림 대다수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제히 700원짜리 새 가격표를 달았기 때문이다. 1200원 하는 콘 타입을 제외한 아이스크림은 최근까지 대부분 500원이었다. 최근 한두 달 새 가격이 무려 40%나 크게 치솟은 셈이다. 아이스크림 성수기를 앞두고 불거진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소비자와 메이커 간 신경전도 팽팽하다.
업체별 현황은 이렇다. 롯데제과는 이달 초 ‘스크류바' ‘죠스바' ‘수박바' ‘누크바', ‘멜로니아'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500에서 700원으로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 3월에도 500원짜리 ‘빙빙바'를 700원으로 올렸다. 롯데제과의 자매사인 롯데삼강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데삼강 측은 최근 ‘초코퍼지' ‘알초코바' ‘알껌바' 등 막대형 제품 일부를 7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해태제과의 ‘러브러브'와 ‘폴라포'가, 빙그레에선 ‘메로나' ‘비비빅' ‘W 비비빅' 등이 700원짜리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 이희정(28) 씨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대부분 이였는데 요즘은 갑자기 아이스크림 가격이 너무 올라서 너무 걱정이에요, 뭘 하나 마음 놓고 사먹을 수 있는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제과, 롯데삼강, 해태제과, 빙그레 등 기린을 제외한 제과업체 빅4는 지난해 아이스크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46억 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전례가 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이들은 현재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85% 안팎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700원으로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이마트로 쇼핑 나온 박현정(35) 씨는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마치 담합하듯 제품 가격을 700원으로 올려놓고 있다, 이러면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제품을 사먹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 씨는 또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1000원을 줘야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순차적으로 제품 가격을 7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가격 담합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게 소비자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일제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유가로 어쩔 수 없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고 하소연 한다
한 아이스크림 업체에서 일하는 관리자 김성진(37) 씨는 “최소한의 인상폭을 잡은 게 700원 선인데, 이렇게 불만이 자자하면 우리 역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700원짜리 가격표를 두고 제기되는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선 지나친 억측이라며 담합설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