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권층, 벤츠 몰고 자금성서 사진 촬영...이번엔 시험문제 유출 논란
2013년부터 자금성 내 차량 진입 금지 논란 되는 여성은 젊은 특권층인 '훙삼다이'로 알려져...
중국 특권층 일가의 여성이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자금성에 고급 외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들어가 사진을 찍은 데 이어, 이번에는 시험문제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17일 이 여성은 자신의 웨이보에 “휴관일인 월요일에 오니 인파도 없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며 해당 사진과 함께 업로드했다. 사진은 자금성 태화문을 배경으로 벤츠 SUV 앞에서 찍었다.
자금성은 198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황궁으로,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관광지다. 2013년부터 자금성 내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2014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2017년 트럼프 대통령도 차량 진입 없이 걸어서 들어갔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여성의 이름은 ‘가오루’이며 ‘훙삼다이(紅三代)’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훙삼다이는 중국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紅二代)’의 자녀나 사위·며느리 등 젊은 특권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네티즌에 따르면, 중국의 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여유국 국장을 지낸 허광웨이의 며느리이자, 혁명 원로 허창궁의 손자 며느리라는 것이다. 가오루는 논란이 커지자 웨이보에 게시한 사진들을 삭제했다.
자금성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 여성이 차를 몰고 자금성 내 진입한 것은 사실이며 향후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유사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수사를 계속 해, 이번에는 그가 대학원 재학 시절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촬영, 유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2012년 그는 장춘이공대학 대학원에서 마르크스주의 전공 석사 과정 재학 당시 대학원생 영어 학위 시험을 치르면서 휴대전화로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촬영했다. 또 촬영한 사진을 웨이보에 업로드하고 자신의 감회를 적어 함께 올렸다.
휴대전화 반입을 절대 금지하는 대학원 시험에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촬영해 유포했다는 사실에 중국 네티즌들은 교육 부문에서도 특권층의 부정행위가 만연한 게 아니냐고 분노를 표했다.
장춘이공대학 측은 조사를 한 후 성명을 내 “가오루가 학칙을 위반하고 휴대전화로 시험문제를 촬영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감독 교사가 이를 적발하지 못했지만, 가오루는 논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오루는 웨이보나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 부를 과시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자주 올리는 왕훙(인터넷 스타)이다. 1000만 위안(약 17억 원)과 580만 위안(약 9억8000만 원)짜리 명품 손목시계를 자랑한 동영상도 있다.
사태가 커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중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봉건 특권층의 사유재산이 아니라는 인식을 누군가 깨뜨리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밝혀내지 않으면 ‘깨진 유리창’처럼 만회할 수 없는 신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