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수입 10년 만에 감소···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결정타'
일본 맥주, 연간 기준 수입액 직전년도 대비 49.2% 하락 국내 주류 출고량, 맥주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
지난해 맥주 수입액이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거세게 일어난 일본 상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조성되며 일본 맥주 수입액이 50% 가까이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총 2억 8088만 달러(약 3278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월 968만 달러(약 3614억 원)보다 9.3% 감소한 규모다.
수입맥주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맥주 수입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09년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모든 업종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이번이 사실상 수입맥주 시장의 첫 역성장이라는 분석이다.
수입 맥주의 부진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제 불매운동의 여파가 컸다. 2017~2018년 수입 맥주 3강인 일본, 중국, 벨기에 중 중국과 벨기에 맥주는 지난해 수입액이 증가했으나 일본 맥주는 ‘반 토막’이 났다.
2018년까지만 해도 일본 맥주는 7830만 달러(약 914억 원) 어치가 수입돼 2위 중국(4901만 달러 (약 477억 원), 3위 벨기에 3618만 달러(약 422억 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다만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49.2% 감소하면서 3976만 달러(약 464억 원)로 반 토막 났다. 중국(4346만 달러, 약 507억 원)에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 벨기에(3862만 달러 약 451억 원)에 바짝 추격당했다.
아울러 업계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끝난다 해도 앞으로 수입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맥주 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수입맥주가 누렸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편의점 CU는 맥주 판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국산 맥주의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 맥주 역시 국산 맥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9%에서 지난해 5.6%까지 높아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을 촉발했지만 불공정한 과세 체계의 수혜를 입었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며 “불매운동과 종량세 전환 등으로 소비자와 시장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업체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